<기고> 남처럼 나답게!!!
<기고> 남처럼 나답게!!!
  • 승인 2009.06.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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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대구장동초등학교 교사, 수필가)

시인이자 독문학자인 김광규 씨의 산문집 `천천히 올라가는 계단’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면 그것은 한마디로 ’남처럼` 되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되도록 ’나답게` 살아가야 할 터인데,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남처럼 교육받고, 남처럼 되려고 경쟁하고, 남처럼 살다가 죽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우리네 인생이 되어버렸다.” 읽는 순간 감전이 된 듯 찌릿한 구절로 봐서 나 또한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나답게’ 살지 못하고`남처럼’ 살려고 버둥거리고 있음에 가슴마저 뜨끔해 온다.

한국인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를 보았다. 작은 나라의 현실에서 분단국에 대한 스트레스에 대해 AP통신은 한국인 5명 중 4명(81%)이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이 수치는 주요 조사대상 10개국 중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한국에 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된다는 말인데 스트레스 요인은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입시 스트레스, 취업 스트레스, 직장 스트레스, 사랑보다도 학벌과 재력을 유독 따지는 결혼, 한국적 풍토 스트레스,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분단 스트레스는 최근 북한의 핵 보유 유무 등 안보 스트레스까지 태어나면서 부터 주어졌다.

이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원인은 자기의 내부에 있지 않는가를! 남들과 비교하면서 상대적 결핍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를! 예를 들면, 하루가 다르게 억! 억! 올라가는 서울의 아파트 값에 지방 사람은 상대적 빈곤과 결핍에 시달리기도 한다.

몇 해 전 학교에서 방학을 하기 전에 수학 단계형 평가에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을 부모의 동의서를 받아서 방학 중에 당직 교사가 1시간씩 가르쳐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통과하지 못한 학생 중에는 한 달에 수 십 만원의 과외비를 내면서 수학을 배우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남들이 하니까 곁따라서 남처럼 하는 실정이니 학습효과도 확인하지 않은 체 남들의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저런 경우는 허다하지만 행복은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답게’ 살려면 가장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행복은 마음속에 있음을 깨닫고 비교하지 말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참된 행복인 것이다.

2006년 6명의 학자가 영국의 작은 도시 슬라우 주민을 대상으로 행복에 관한 실험을 했다. BBC는 그 결과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해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연소득 1만 파운드를 넘을 경우 돈은 개인의 행복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이었으며, 이는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인데 1만 달러 이상의 연소득은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극적으로 감축시킨다고 한다.

학자들은 돈보다는 더욱 분명하고 지속적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를 찾아낸 결과로 친구, 가족, 건강 등이다. 이는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자칫 소홀히 다룰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학자들이 밝혀낸 `행복의 비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가 달성했다고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돈 많이 벌기’가 목표였던 사람이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은 나의 내부에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에 현혹되지 말며 현재를 즐기라는 것이다.

문득 이 글을 쓰는데 가까운 사람에게서 메시지가 한통이 도착한다. `어제까지 통화했던 지인, 문상 다녀오는 길, 건강하고 즐기면서 사는 게 행복인 것!’ 오늘 내 맘과 상통한 문자이기도 해서 옮겨 적으며 읊조려본다.

앞으로 더욱 행복해 지기 위해서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삶에서 내 안의 행복을 찾아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나가자. `남처럼’이 아닌 `나답게!’ 살아보자. 나답게 살아야 진정한 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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