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수
가다간 느닷없이
막아서는 벽을 만나
한치 앞을 가늠 못한
미련을 발 구르다
깨우쳐 피 쏟는 아픔
뚫을 수 없는 내 무력(無力)을….
허실 속 더욱 미망한
생애의 모퉁이마다
피하려 바둥대도
마주치는 그 앞에서
체념도 부질없는 짐
오기 또한 무모할 뿐….
함부로는 측량치 못할
불가해한 목숨의 도정道程
돌아보는 발자국엔
적자만 소복한데
명분의 지팡이는 왜
갈수록 무거운지….
(이하 생략)
▷경남 하동 출생. 1975년『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씨얼문학회 회장, `시조문학’ 편집주간, 한국문협 감사. 이사. 상벌제도위원 등 역임.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및 하동문학작가회 부회장, 서울 관악문인협회 회장.
시인은 시작 노트에서 `지난 시절 나는 느닷없이 막아서는 벽을 만나 고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작품은 막막한 현실을 극복할 길이 없어 실망하고 좌절하여 스스로의 무능을 탄식하는 참으로 못나고 어리석은 자신에 대한 원망과 비탄을 옮겨 본 것’ 이라고 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원망과 비탄이 어찌 시인에게만 있겠는가.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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