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를 기점으로 도자기는 상용기로서 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으며 분청사기와 백자는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조선인의 취향에 맞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가진 도자기로 거듭나게 됐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져 있는 조선백자는 시대를 넘어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오늘날의 감상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점찬 교수는 조선사회의 절제된 미의식과 생활문화를 모두 담고 있는 조선시대 백자의 조형의식을 표현하기위해 도자기를 물레로 성형한 다음 도자기의 표면을 깎고 예리한 도구로 반복된 선을 긋는 행위를 통해서 마음을 정갈하게 닦는다.
이렇게 형태를 완성한 도자기를 보름 이상 천천히 자연 바람으로 건조하면서 정성과 기다림의 마음으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한다.
그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백자가 가지고 있는 청정하고 정숙함을 담아내고자하는 의도도 가지고 있다.
이는 백자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작가의 야심찬 욕망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점찬 교수는 백자의 색 중에서 유백색의 백자에 집착한다.
그 이유는 그가 유백색의 백자가 조선의 백자에서 가장 우아하면서 백자다운 색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에게 유백색의 도자기 표면은 흰 도화지이기도 하다.
흰 도화지에 이미지를 그리듯 간결하고 단순한 선으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을 그려 넣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 주변에서 마주하는 자연 풍경이 그로 하여금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한 생명력, 시간의 소중함,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 줬다고 한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자연의 생명력과 자유로움,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백자의 현대적 표현으로 확장시켜 나갔다.
순백의 도자기의 표면에 그려진 자연은 도자기가 갖는 조형성을 넘어서 회화적 감성마저 전달해 주고 있다.
대백프라자갤러리 관계자는 "작가는 전통의 계승과 현대의 변용을 통해서 한국적 감성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우리시대의 백자를 빚어내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이러한 시도가 백자에 대한 미적가치 제고와 우리의 삶과 호흡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전시로 다
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경일대 공예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점찬 교수는 지금까지 개인전 13회, 단체전 250여회에 걸쳐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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