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 100여명 모시고 푸짐한 파티
어렵게 살며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
후회와 속죄의 마음으로 나눔 실천
대구 서구 평리 6동의 O음식점의 하남선씨는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치며 극구 사양했다.
남편 전형태씨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든다며 아예 얼굴을 비치길 거부했다. 전씨 부부는 평리6동 주민센터 부근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3년 전부터 지역 노인들에게 매월 첫째주 화요일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사비를 털어 노인들이 먹기 좋은 불고기와 각종 반찬, 과일, 떡 등을 준비해 매달 80~100여명의 노인들에게 푸짐한 한 상을 마련해주는 것.
지자체나 단체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서빙 인력이 모자라 부인 하씨가 몸 담고 있는 재향여성회원과 통우회원 10여명이 홀과 주방일을 거들 뿐이다.
미담을 알린 평리6동 관계자에 따르면 전씨 부부는 어렵게 살면서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를 많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속죄의 마음으로 이같은 일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4일 오전 11시 30분, 이들 업소 앞에는 점심을 기다리는 동네 노인들이 서로 안부를 묻으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음식점 안에서 남편 전씨는 직접 주방에 들어가 이날 먹을 음식을 조리하고 부인은 음식을 차리고 노인들을 차례로 자리에 안내하는 등 역할을 나눠 준비 중이었다. 12시가 다 되자 하나둘 자리가 차 테이블마다 빈자리 없이 노인들이 들어찼다.
점심을 먹으러 온 김을출(81)씨는 “매달 이렇게 푸짐한 점심 한 상을 받으니 먹는 사람은 반가운 일”이라며 “주인 내외의 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매달 한번씩 함께 봉사하는 이웃들은 한결같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오롯이 본인들이 준비하고 대접하는 게 쉽지 않은데 마음과 정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