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군청 총무과에서 술에 취한 면장이 인사불만 등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
간부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술에 취해 후배 공무원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한 문제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이 사건은 공직기강과 직결된 심각한 사안으로 사건 후 경북도 감사관실에서 조사에 착수,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다. 결과를 지켜 볼 일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한 면의 수장인 면장이 본인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취재를 하는 동안 ‘술 때문에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된 것 같다’는 동정심도 들었지만, 지역민들에게 존경받고 신뢰를 받아야 할 공직자가 일시적인 기분에 휩쓸려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술은 인생을 논하고 서로 마음을 담아 정을 나누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자기절제가 안되면 사람을 망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 ‘송강 정철의 은잔’ 이야기도 이 같은 맥락에서 교훈을 주고 있다. 송강 정철은 ‘두주불사’하는 애주가로 대단한 명성을 날린 인물이다.
술을 너무 좋아하는 송강의 실수를 우려한 선조는 은잔을 하사하면서 ‘이 잔으로 하루에 한 잔씩만 마시라’고 어명을 내리자 송강은 이 술잔을 사발만큼 크게 늘린 뒤 술을 마셨다 한다.
그러나 송강은 ‘두주불사’ 할지언정 대학자요 뛰어난 문장가요 고매한 인품에 벗어난 행동을 스스로 통제했다. 한마디로 아무리 많은 양의 술을 마셔도 자신을 절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부터라도 공직사회가 ‘술로 망하는 일’이 두 번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되새겨 볼 일이다.
김병태 사회2부 btki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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