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희망프로젝트, 희망으로 거듭나야
<기자수첩>희망프로젝트, 희망으로 거듭나야
  • 승인 2009.06.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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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은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시행된 지 이틀째였다. 구청 현관에서 친분이 있는 한 공무원이 ‘희망근로자가 이틀만에 3분의1일 그만뒀다’고 하소연을 했다.

다음날 대구 8개 구·군청에 전화를 걸어 중도 포기자 수를 파악했다. 1만3천500여명의 참가자 중 무려 9천여명이 중도포기 했다고 했다. 3일만에 9천여명이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희망근로프로젝트는 정부가 경제 침체를 극복을 위해 내놓은 카드다. 1조7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빅 프로젝트다. 이름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희망근로프로젝트’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희망’은 뚜껑을 열어보니 ‘절망’이었다.

희망근로 참여자들이 출근 첫날 받은 것은 비닐망태였다. 비닐망태와 집게를 들고 하루종일 공원에 버려진 휴지와 담배꽁초를 주웠다. 문제는 담배꽁초를 줍는 일을 6개월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희망근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공공근로’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희망근로’와 ‘공공근로’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예산 규모와 집행 기간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언론의 비난과 희망근로 참여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행안부 장관은 각 자치단체의 희망근로 현장을 둘러보고 “문제점을 보안하겠다”고 말했다. 애당초 촉박한 일정 때문에 철저한 준비 없이 추진된 희망근로가 순조롭게 될 턱이 없었던 것이다.

휴지를 줍던, 풀베기를 하든 오는 30일이면 참여자들은 월급을 받게 된다. ‘희망’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월급 80여만원 중 30%는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상품권 지급은 지역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정부가 내놓은 아이디 중 하나다. 상품권 발급은 희망근로프로젝트가 시행되기 전부터 많은 우려와 비난을 받았다. 사실 월급의 일정 부분을 상품권으로 지급받는 것은 희망근로자 신청자들이 모두 알고 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상품권의 쓰임새는 생각이하로 미흡하다. 상품권은 흔히 자주 가는 병원이나 학원, 약국, 학원, 대형마트 등에서는 사용 할 수 없다. 오로지 골목 상가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상품권 취재 도중 한 참여자로부터 ‘상품권으로 교통카드 충전이 되게 해 달라’는 제보 전화를 받았다. 생각해보니 교통카드야 말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참여자들이 원하는 핵심을 골라 진정한 ‘희망’을 주는 사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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