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와 맞붙을 상남자들이 온다
할리우드와 맞붙을 상남자들이 온다
  • 승인 2014.06.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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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누아르 영화 줄개봉

‘우는 남자’ 킬러로 변신한 장동건

‘하이힐’ 무술의 귀재 차승원

‘황제를 위하여’ 성공 향해 질주하는 이민기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극장가에서 한국형 누아르 영화가 잇달아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마초적인’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대결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 관심을 끈다.

맨몸 액션의 진수를 보였던 ‘아저씨’(2010)의 이정범 감독은 4년 만에 액션 누아르로 돌아왔다. 흥행에 목말라 있는 장동건과 최근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하는 김민희와 함께 찍은 ‘우는 남자’를 통해서다.

‘우는 남자’는 표적을 제거하던 중 실수로 아이를 죽인 킬러 곤(장동건)이 자신이 죽인 아이의 엄마 모경(김민희)을 암살하라는 조직의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누아르다. 여기에 액션이라는 옷을 입혔다. 전작 ‘아저씨’에서 손과 발을 이용한 스타카토 식의 빠른 액션을 선보였던 이정범 감독은 ‘우는 남자’에선 대규모 총알이 투입된 총격장면을 앞세웠다.

실제로 킬러 곤과 흑사회에서 온 삼인방이 펼치는 총격 액션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수백 발의 총성과 여의도 금융회사 안에서 빚어진 마지막 액션 장면은 이 영화가 가진 장점들이 집적돼 있다. 기존 국내 액션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동건의 증언을 빌리면 300억 원이 투입된 전쟁영화 대작 ‘마이웨이’보다도 더 많은 총알이 소비됐다고 한다. 몇 명의 캐릭터들만 총을 쏘는 것에 비춰 이례적이다.

같은 날 개봉하는 ‘하이힐’은 총보다는 맨몸 액션과 칼이 액션의 주류를 이루는 전형적인 누아르 작품이다. 손과 발을 이용한 액션은 ‘아저씨’에 가깝다. 여기에 젓가락, 칼 등 주변에 굴러다니는 모든 물건이 전설적인 무술의 귀재 지욱(차승원)의 손만 거치면 흉기가 된다. ‘아저씨’보다 좀 더 잔혹 수위가 높은 이유다.

이야기의 전개와 액션 등은 누아르지만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성전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기존 누아르와 약간 다른 길을 간다. 누아르의 주인공들이 대개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는 마초적인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박상준 감독의 ‘황제를 위하여’는 ‘우는 남자’와 ‘하이힐’에 비해 가장 누아르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다.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남자 주인공이 있고, 그를 이용하려는 여자가 있으며 주인공의 앞길을 막거나 뚫어주는 암흑가 보스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다.

영화는 오프닝부터 좁은 복도에서 벌어지는 살육 판이 벌어진다. 피 칠갑이라는 말이 절로 입에 붙을 정도로 잔혹한 칼부림이 빚어지고, 피가 튀고 살점이 흩어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처럼 누아르 장르의 상업영화 세 편이 동시기에 개봉하는 건 국내 극장가에선 이례적인 현상이다. 성공과 몰락을 다루는 누아르 장르가 결국에는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기에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인기를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는 “전형적인 누아르가 아니지만 ‘아저씨’가 히트한 이후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들이 충무로에서 잇달아 제작된 것 같다”며 “남성 관객에게 장르적인 즐거움을 주고, 여성 관객에겐 어필할 만한 주인공을 보여주자는 전략을 통해 관객들을 모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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