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임금격차 유감
성별 임금격차 유감
  • 승인 2014.07.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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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민
노사발전재단 선임연구원
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고용시장에서 차별과 무관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달 말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0.2%로,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73.2%에 비해 무려 23.0%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월평균 임금도 203만 3천원으로 남성임금의 68.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성별 임금격차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에서는 그 격차가 가장 큰 수준이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임금격차의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남성 전일제 근로자 임금의 중위값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지난 2010년 기준 39.0%로 자료가 있는 주요 25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 근로자는 61만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웃나라 일본이 28.7%로 2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와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과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명실상부한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가 된 것이다. 영국(19.2%), 미국(18.8%), 독일(16.8%), 프랑스(14.1%), 호주(14.0%) 등도 남녀의 임금 차이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임금격차가 가장 적은 헝가리(3.9%)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물론 이는 남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성별 이외에도 경력 및 근속연수, 연령, 학력, 고용형태, 직종, 기업규모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임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감안하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성취업자 절반 이상이 식당,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임금수준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직종에 종사한다는 점도 임금격차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고용형태는 왜 이렇게 불평등하게 되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 수는 2005년 952만6천명에서 지난해 1천49만4천명으로 8년 사이에 10.2%포인트가 늘었다. 무려 96만8천명이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간 증가한 여성 취업자의 81.5%인 78만9천명은 노인요양사, 간병인, 보육교사 등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전화상담실 직원, 여행사 직원, 사무보조원 등 사업서비스업 여성 취업자도 2005년 30만명에서 작년 52만명으로 73.5%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여성취업자가 특정 분야에 집중된 데 비해 남성 취업자는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8만8천명), 운수업(21만8천명), 사업서비스업(21만1천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불평등한 고용형태가 자리잡게 된 데에는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것이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현상은 연령별 고용률에서도 알 수 있다. 2013년 여성 고용률의 경우 25~29세의 경우 68%로 그 나이대 남성의 69.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56.7%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40대 여성의 경우 64.6%로 다소 높아졌지만 그 나이대 남성의 92.0%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여성들의 상당수가 20대에 일자리를 가졌다가 30대에 결혼과 출산, 육아로 직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 그들의 역량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는 한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일자리 복귀를 지원하려는 입법적, 정책적 노력을 통해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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