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에이즈 검사기 구입미뤄 뒷말 무성
동구청-에이즈 검사기 구입미뤄 뒷말 무성
  • 김도훈
  • 승인 2009.07.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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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청이 올해 예산에 반영된 1억원 상당의 에이즈 검사기를 상반기가 지나도록 구입을 미루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2009년 예산에 반영해놨더니 지금껏 구입을 하지 않는 것이 무언가 ‘꿍궁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심지어 구청장의 이권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6일 대구 동구보건소와 동구의회 등에 따르면 동구보건소는 현재 에이즈 검사장비로 엘리자프로세서 검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비는 지난 1994년 구입(내구연한 9년)한 것으로 2006년까지 사용하다가 고장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관련 검사를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보건소는 이후 매년 다음해 예산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매번 반영되지 못했다. 어려운 재정여건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건소는 지난해 가까스로 의회 승인을 거쳐 올해 관련 예산 9천500만원을 확보했다.

고가의 시약 사용에 따른 비경제성, 항원검사 불가능에 따른 초기환자 발견의 어려움, 낮은 정확도에 따른 보건소 신뢰도 저하 등이 의회의 예산 승인 이유였다.

하지만 보건소는 다급했던 당시와는 달리 상반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구청 안팎에서는 뒷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구 사업비는 당초 분기별이나 월별 집행토록 정해진 것이 아니면 연초에 집행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보건소는 올해 1월 해당 장비 구입을 위해 미국·프랑스·스위스 등의 4개 후보 제품에 대한 예산 집행 품의서를 제출했었다.

그러나 해당 품의서는 부구청장 결재까지 통과했지만 구청장이 최종 결재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검사기 구입이 지금껏 미뤄지게 됐다.

한 제보자는 “당시 구청장은 보건소 측에 이를 제외한 또 다른 미국 제품을 구입할 것을 권유했으나 해당 제품은 항원 검사가 불가능한 것이어서 보건소 측이 이를 수락하지 않아 결재가 거절당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출시되는 에이즈 검사기는 항원·항체 검사가 모두 가능한 제품이 대부분으로, 항원 검사가 되지 않을 경우 감염 3개월 이내의 초기감염자를 발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이재만 동구청장은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워낙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주위의 로비도 많았고 서로 의견일치도 되지 않아 많은 시간을 갖고 고민하다 보니 다소 늦어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건 구청은 예산낭비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에이즈 검사를 수작업으로 할 경우 1건당 5천원의 비용이 든다. 동구보건소의 하루 평균 검사량은 10건, 에이즈 검사에 하루 5만원이 사용된다. 따라서 구청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구입을 미루면서 6개월 동안 해당 제품 구입비의 10분의1 수준인 900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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