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로버트 바우먼(47)씨는 평생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커뮤니티칼리지를 거쳐 로스쿨과 대학원까지 모두 고학으로 마쳤다. 47세가 될 때까지 빚을 지고, 파트타임 직장을 전전하면서 주경야독한 끝에 지난해 2월, 4수 끝에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
드디어 변호사의 꿈이 실현되는 듯했다. 지원서류를 최종 검토하던 뉴욕주변호사협회는 인생 역정과 도전정신을 보고 후보 통과를 추천했지만, 뉴욕주 항소법원은 최근 바우먼의 빚이 너무 많고 변호사 후보자로서 채무를 상환하려는 노력이 미미했다면서 변호사협회의 변호사 후보 추천을 거부했다.
“지원자가 변호사로서 필요한 자질과 일반적인 건전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이 거부 이유였다. 바우먼은 각종 연체금과 수수료, 교통사고로 인한 병원비 등을 포함해 총 40만달러(5억원 상당)의 빚이 있다. 그동안 뉴욕 법원은 변호사의 미성년자 성 접촉, 판사 앞에서 허위 진술, 마약 소지 등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직무 정지 처분만 내리는 등 비교적 관대했었다.
바우먼은 자신이 빚을 제대로 갚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심각한 교통사고로 인한 병원 치료 문제와 채권자와의 관계 등의 이유를 들며 채무 지급이 어려웠던 상황의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변호사의 꿈이 좌초되는 것이 견디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 학자금대출조합이 자신에게 부당하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했고 자격이 충분히 됐음에도 채무상환 연기를 허락하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전에는 빚을 갚지 않으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도 막겠다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측은 그러나 바우먼이 각종 학교에 다니는 동안 32건의 대출을 받았는데 지난 26년간 단 한 번도 채무를 상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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