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름다운 것은
고통에
숨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기,
담장 위로 쏟아져내리며
아프게, 아프게…
피어나는
넝쿨장미
꽃잎이 시들어
미련 없이 지는 것은
고통의 숨결이
다하였기 때문이다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보는
꽃빛
▷충북 제천 출생. 서울에서 성장. 성신여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0년『현대시학』추천을 통해 등단.
이 시인의 시는 서정성을 바탕으로 명료한 이미지의 추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꽃은 `아름다움’으로 상징된다. 하나 시인은 꽃의 아름다움이 `고통’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꽃은 아프게 피어난다고 역설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병상에서 일어나 / 다시 보는 / 꽃빛’에서 아름다움은 고통이 다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일기(시인·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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