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세계로봇대회 1위 포철공고 3년 박영수군
<와이드인터뷰> 세계로봇대회 1위 포철공고 3년 박영수군
  • 포항=이시형
  • 승인 2009.07.07 19: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구들이 로봇에 미쳤대요"
남의 로봇 응용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고 싶어
“세계 로봇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릴 적 꿈들이 현실 속에서 조금씩 실현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주 벅찹니다.”

포철공고 산업전자과 3학년 박영수(18.사진)군이 최근 미국 미시간주 로렌스공과대학교가 주최한 World Robofest 2009 Championship시니어 로봇 게임(Senior Robot)에서 1위를 차지한 후, 지난 11일 상장을 받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군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4개국 80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안산 동산고와 안산 경일고 학생과 ‘상상‘이라는 팀(6명)을 이뤄 이 같은 쾌거를 거뒀다.

“어릴 때부터 친척들이 용돈을 주면 무조건 레고나 프라모델, 조립용 정밀축소자동차(RC)를 구입해 하루 종일 그것을 조립하면서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같이 말하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모가 레고를 사주신 적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매일 로봇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든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저보고 로봇에 미쳤다고 했어요.”

요즘도 친구들은 돈이 생기면 옷을 사고 전자제품을 사는데, 박 군은 무조건 로봇관련 부품을 산다고 강조했다.

“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결과에 너무 얽매여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상황이 불리해지면 얼굴이 빨개지고 말도 험해지면서 무조건 이기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외국학생들은 정말 로봇게임 대회를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더군요.” 결승전에서 맞붙은 미국 팀의 특징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센서는 무조건 고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미국 팀은 센서를 움직일 수 있게 설치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습니다.”

박 군은 로봇에 대해 매력을 느낀 이유로 어릴 때부터 자신의 분신을 만들고 싶은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저는 업체에서 만든 메인보드를 쓰기보다는 가급적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서 로봇을 제작합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로봇을 가지고 응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스타일의 로봇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편, 박 군은 충남 대전에서 건축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슬하 1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초등4학년 때 경남 창원으로 이사한 후 경원중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도에 포항제철공고에 입학해 지금까지 재학하고 있다.

앞으로 포철공고를 졸업한 후 취직해서 돈도 벌고 4년제 대학에 진학해 로봇관련학문을 전공하고 싶다며 장래포부를 밝혔다. 왜냐하면 ‘하늘아이’나 ‘그랜드포트’ 등 로봇관련업체는 거의 4년제 관련학과를 전공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군은 오는 9월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 준비로 눈코 뜰 여지가 없이 바쁘다고 한다. 일본에서 제작한 지능형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시모(Asimo)’를 능가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인터뷰 말미에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친구들이 저보고 로봇에 미쳤대요.”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不狂不及)’는 말. 문득 박영수 군을 보면서 이 세상 어디에도 열정 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업적은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