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아비에 묻지 말고 대구만의 살 길 찾아라
눈먼 아비에 묻지 말고 대구만의 살 길 찾아라
  • 황인옥
  • 승인 2014.08.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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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 대경콜로퀴움서 지적
한국 공연시장 위기 상황 진단
지속가능 공연 중국 진출 제시
딤프, 중국과 합작 가능성 언급
이상원대표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물을 것이 아니라, 대구는 대구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는 지난 31일 오후 대구경북연구원 18층에서 열린 대경콜로퀴움에서 ‘중국공연시장의 흐름과 지역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대구 공연계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구 공연계의 중국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대구경북연구원 주최의 이날 콜로퀴움에 발제자로 나서 한국 공연시장의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그동안 자신의 중국 진출기를 중심으로 중국 공연예술계 현황과 진출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 대표는 순수 대구 산((産) 창작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로 서울 대학로에서 흥행을 일으키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한-중 합작 뮤지컬 제작 등을 통해 중국 무대를 개척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공연전문가다.

이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미국서 실패한 작품까지 15%의 로열티를 물으며 브로드웨이의 손실을 보충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거품 현상을 비판한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를 인용하며 연 50여 편의 공연 수준에서 400편으로 확대된 한국 뮤지컬 시장의 무분별한 대작 위주의 과잉공급 상황을 꼬집고,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위기상황’으로 진단했다.

그의 진단 속에는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높아진 제작비와 배우들의 출연료 수직상승” 등이 포함됐다.

국내 최대 시장인 서울마저도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인 대구는 어떻게 위기를 타계해야 할까. 그는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묻지 말라”는 한 마디로 압축했다. 그에 따르면 “위기의 연속인 서울에 길을 묻지 말고 우리는 우리대로 길을 찾아야 한다”며 “신흥 공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그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데, 대작 중심에서 벗어나 적은 출연진으로 구성된 작지만 지속공연 가능한 강한 작품 제작을 제시했다. 특히 소극장 작품의 진출 통로가 될 수 있는 중국의 강소(强小) 연극제로 알려진 ‘우쩐(烏鎭) 국제 연극제’의 현황과 준비 과정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어 드라마, 노래와 함께 합류한 공연예술의 중국 내 한류, 중국 경제 성장, 새로운 공연 문화 주도층으로 진입한 중국의 신세대인 빠링, 지우링후이 등을 중국 진출의 성공 요소로 꼽았다.

이 대표는 중국 진출의 방법론으로 한-중 합작과 중국 내 네트워크의 활용을 언급했다. 실제로 그는 뮤지컬 ‘미용명가’의 중국판인 ‘메이파밍자’를 한-중 합작으로 제작해 중국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이 작품은 2013년 중국상하이국제연극제, 2014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초청공연작으로 대구를 찾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대구에서 중국 배우들로 초연무대를 가진 넌버벌극 ‘런닝맨’의 중국현지 작품화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이날 발표 자리에서 딤프의 중국 합작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딤프의 중국과 교차개최 또는 공동개최를 언급하며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축제와 관광의 만남이라는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성인 공연 시장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아동 공연시장을 언급하며, 이 분야의 진출 가능성도 높게 타진했다.

중국 진출은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가진 지방의 예술단체들에게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지방정부의 다년간에 걸찬 창작 인큐베이터를 강조한다. 그의 논리는 ‘출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싹이 트는 것에 물 주고 키우는 것’에 있다. 이 밖에도 해외시장개척 관광연계공연문화산업지원, 글로벌문화브랜드 집중 지원 등을 지방정부의 지원책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실제적인 중국진출을 위한 민·관합동의 글로벌문화프로잭트추진단 구성도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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