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 승인 2014.08.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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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드림케어 지식충전소 대표사원
세계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다. 가톨릭을 믿든, 믿지 않던, 한국 가톨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세계적인 종교행사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품이나 개인 윤리, 신심은 잘 받아들이고 홍보하지만, 교황의 사회개혁과 교회개혁 프로그램은 철저히 외면하는 행태가 한국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또한 교황의 한국방문으로 한국사회의 압축적인 갈등문제를 우리가 책임지지 못하고 교황 청원으로 해결하려는 부끄러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2013년 7월 교황은 트위터에 “한 사회가 얼마나 위대한가는 그 사회가 가장 궁핍한 이들을, 가난밖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을 어찌 대하는지에 따라 알 수 있다.”라고 언급하였다.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프란치스코 교황이 던지는 사랑과 화해, 위로의 메시지를 차분하게 성찰하고 한국사회에 재해석할 성찰의 코드가 지금 필요하다. 그 성찰의 키워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4년 12월30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나이트클럽에 큰불이 났을 때 대주교이자 추기경인 호르헤 베르골리오가 가장 먼저, 소방 공무원들이나 구급차보다도 빨리 도착하였다. “몸에 불이 붙은 채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의 옷을 조심스레 벗기고, 놀라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처럼 그는 가난한 사람, 곤란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었다.” 그가 바로 훗날 세계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되었다. 교황처럼 부의 양극화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가난하고 곤란한 우리사회 이웃의 손을 언제 한번 따뜻하게 잡아주었는가를 진지하게 반성해 볼 때이다.

둘째, 교황은 취임 후 관행을 깨고, 교황 관저가 아닌 성 베드로 대성전 근처에 머물고 있다. 지금 보여주는 교황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각종 행사에서의 엄격한 의전, 부유한 신도들과의 오·만찬, 권력자들과의 교제와는 거리가 먼 거리의 성직자였다. 아르헨티나의 많은 빈민들은 그를 언제나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는 ‘높은 분’이 아닌 ‘친구’였다.” 교황처럼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의 눈물을 가슴속 깊이 닦아주는 한국의 정치와 종교 지도자가 존재했는가를 철저하게 고민해 볼 때이다.

특히 선거때만 국민을 섬기는 거짓 정치 선지자가 우리 주위에 독버섯처럼 존재하는 것을 ‘침묵과 굴종’으로 묵인하지 않았는가를 심각하게 성찰해야 한다.

셋째,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에서 “남을 개종시키려 드는 것은 실로 허황한 짓이지요. 서로를 알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생각의 반경을 넓히는 것, 우리에게는 바로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 세상에는 온갖 길이 이리저리 뻗어나가면서 서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길이 모두 선(善)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다.”라고 언급하였다. 교황처럼 이해와 경청, 존중, 다양성을 인정하는 소통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었는가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통의 시작은 존중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압축적으로 우리사회가 실천할 때이다.

‘가난한 자의 벗’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의 방한을 통해 우리사회가 얻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교황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바로 ‘가난한 자와 소통의 면역력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교황은 마음이 가난한 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신다. 그는 세월호 참사로 애들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 해군기지가 건설 중인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미사에 초청하여 그들의 한 맺힌 절규를 말없이 들어 주신다. 이것이 한국지도자가 배워할 ‘낮음의 리더십’이다.

18일 교황이 4박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을 떠날 때 교황의 위로와 화해 메세지가 폭풍의 바람처럼 거세게 몰아치는 희망의 나라를 강력하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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