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프린터 작 24일까지 전시
하지만 작가는 끈질기게 그리움을 직시하고, 마침내는 그리움을 세상 앞에 펼쳐 보인다. 지금까지 그런 작업들을 주로 해 왔다.
그가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연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 그의 그리움의 씨줄과 날줄이 된 재료는 어머니의 밥상과 밥상보다. 어머니의 밥상과 밥상보를 매개로 보다 큰 미적 세계로 그리움을 확장한다. 그렇게 완성된 영상작업과 프린터 작업 등 18점이 이번 전시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작업에서 어머니의 밥상과 밥상보가 그리움의 기제로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밥상만큼 모든 그리움을 포섭하는 것도 드물지 않은가. 어머니의 밥상이야말로 그리움의 근원이자 그리움의 완성은 아닐지.
이런 담론들을 펼쳐 놓은 그의 평면 작업은 보자기 조형을 기하학적인 배열로 재구성해 씨-프린터 출력을 한 후에 레이저로 물방울을 그리고, 그 위에 물고기 형상을 남긴 것이다. 레이저가 태운 종이의 흔적들은 평면성에 담백하고 미묘한 공간 의미를 창출한다. 이를 통해 깊이와 밀착된 평면성 더하고 있다.
그의 그리움이 확장된 또 하나의 작품은 영상이다. 작가의 영상은 그림 문자(pictogram, 픽토그램)나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로 조형화해 표현하고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 형태 같은 잠언 성격을 띤 그의 이미지들은 고향으로 가는 이동 경로 속에서 상징적인 사건들을 압축한 것이라고 한다. 현실의 고향은 사라질지언정 마음속 고향은 영원하리라는 작가의 심상의 다른 표현이다.
전시는 19일부터 24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제2전시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