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할만큼 했다”-“유족 뜻 존중”
“양보할만큼 했다”-“유족 뜻 존중”
  • 강성규
  • 승인 2014.08.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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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별법, 또 다시 좌초위기 처해
與, 3차 협상 반대 입장
민생법안 분리처리 요구
野, 격론 끝 의총서 추인 유보
“朴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천신만고 끝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또다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특검 추천위 후보 4명을 여야가 각각 2명씩 선정하되, 여당 몫은 유가족과 야당의 동의를 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최종타결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유가족들은 회의를 거쳐 이 안에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당초 유족들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제시한 △세월호 진상조사위에서 특검 추천 △야당이 4명 모두 추천 △조사위에서 4명 모두 추천, 이 세가지 안 중 어디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같은 유가족들의 반응이 전해지자 의원총회를 진행 중이던 야당 의원들은 6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추인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상황으론 극적 타결이나 3차협상 가능성도 높지 않아 특별법 처리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반적으로 “양보할만큼 양보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새정치연합 다수 의원들은 “유족들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합의안을 두고 “사실상 야당과 유가족에게 추천권을 4명을 준 것”이라는 의견과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를 거쳤더라도 여당 추천인사들은 결국 여당의 뜻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두 번의 합의에서 모두 당내 반대에 부딪히며 ‘협상력 실종’과 ‘리더십 부재’ 논란이 일고 있는 박영선 원내대표에겐 새누리당과의 협상에 다시 나설 명분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여당 또한 이번 안에 대해서도 ‘굴욕협상’이라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컸던 만큼 급하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야당에 합의안을 고수하라고 압박하는 한편, 특별법과 민생입법을 분리처리해 ‘국회정상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특별법 합의에 대해 굴욕적 협상이라는 반대 이견이 있었지만 꽉 막힌 정국의 물꼬를 트기 위해 추인 한 것”이라며 “야당도 당리당략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를 득고 민생경제 최우선, 상식의 정치를 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대출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법안의 분리 처리는 벼랑 끝에 놓인 의회주의의 침몰을 막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경제 활성화 법안 등 수백일 넘게 표류되어있는 시급한 민생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고, 특별법은 특별법대로 처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유가족들의 견해가 유일한 돌파구라고 판단, 이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직접 유가족을 만나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광화문에서 38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찾아 면담을 가진 뒤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박 대통령도 유민아빠를 만나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면담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고 했다. 유민아빠가 건강을 회복해야 우리도 힘이 난다고 했다”며 “‘박 대통령이 만나주시면 대통령의 말씀을 들어보고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당 회의에서 발언하겠다고 했더니 유민 아빠도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고 전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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