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확인된 성인 3명은 여행 또는 어학연수를 위해 상당기간 태국, 중국, 호주 등지를 각각 다녀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한 것인데 공항에서 발견하지 못해 일이 커졌다. 날마다 엄청난 숫자의 내외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는 형편이고 보면 어는 날 갑자기 지역사회를 비롯해 국내 전역에서 대유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미시는 대만과 호주를 여행하고 귀국한 25세의 여성이 지난 4일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확인되더니 이어 동생인 여중생이 확진환자로 판명됐고 서둘러 방학을 실시한 뒤 다시 3명의 확진환자가 나온 상태다. 한 명의 감염환자가 귀국하면서 다섯 배로 불려 놓은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대구도 얼마나 많은 확진환자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11일 하루에 전국적으로 52명의 의심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등 급증추세라는 점이다. 신종플루가 세계 각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도 해외여행을 자제하지 않으면서 이들이 계속 감염원을 만들고 있으니 걱정이다. 보건당국의 긴장감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구미시보건소의 경우, 여중생이 의심환자로 판명돼 정밀검사중인데도 3일간 등교해 친구 3명에게 더 감염시킨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내 확진환자가 누적되면서 위험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규모행사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일부터 창원 등 경남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콰이어챔피언십 코리아 2009’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합창단 13명과 자원봉사자 1명 등 14명이 신종 플루 의심 증세를 보여 남은 행사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 본보기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오는 16일부터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면 전국 시-도에서 자체적으로 격리 치료토록 함으로써 신종플루가 대량 확산될 경우에 대비한 격리병실확보가 시급해졌다. 점차 아시아권으로 확산되는 추세인데다가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방학을 맞은 해외유학생 귀국 등,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소지는 충분하다.
개인으로는 심한 발열, 인후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를 찾아야 한다. 보건소와 동네의원, 학교가 방역주체로서 최선을 다해야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신종플루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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