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산부장이 되고 싶다
<기고> 생산부장이 되고 싶다
  • 승인 2009.07.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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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대구장동초등 교사 )

몇 해 전에 나는 주변인으로 인해 은근히 생산부장으로 불려 지길 원했다. 그해에 업무부장 겸 학년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해에 출산으로 휴직한 교사는 모두 나와 관련이 있었다.

우리 학년 여교사 3명 모두 그 해에 출산을 했고, 또 다른 출산 교사는 내가 맡고 있던 부서 소속이기도 했다. 또 우연히도 우리 교실 앞쪽 출입문, 복도 창가에 비둘기가 드나들더니 두 마리의 새끼가 태어나서 자라고 있었다. 이런 일들로 인해 나는 생산부장으로 스스로 명명하고 있었다. 출산율이 낮아서 걱정하는 시대에 이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 생산부장 말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50년엔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할 전망을 내놓으며 가장 늙은 인구구성국가가 될 반갑지 않은 전망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우리나라의 인구는 4,875만 명으로 세계 26위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2050년엔 지금보다 640만 명 이상 줄어 세계 46위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2005년부터 10년까지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수인 합계 출산율은 세계 평균이 2.56명이지만 한국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3명에 불과하여 출산율 꼴찌라고 한다. 이에 비해 의료 기술의 발달과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고령층의 비중은 급증할 전망이니 고령화 사회는 더 빨리 우리 현실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내년에 11%로 OECD 30개 국가 중 27위지만 2050년엔 38.2%로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국가가 된다는 뜻이다.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중위연령은 올해 37.3세에서 2050년엔 56.7세가 될 전망이다.

결혼을 하는 신혼부부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농담처럼 건네지만 실은 아주 절박한 나의 진담이다. “아무리 적어도 자녀 두 명은 꼭 낳으세요. 둘이 만나서 둘은 만들어야 본전 내지는 현상유지가 되지 않겠어요. 한 명은 50%의 엄청난 국가적 손실입니다. 많이 낳으면 더욱 좋겠지요.”

지금으로부터 40년 뒤인 2050년, 우리나라 인구가 10분의1이상 줄어들고 국민 5명 가운데 2명은 노인으로 경제인구가 줄어들고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젊음의 거리는 한산하고 활기가 없는 거리로 변한다고 생각해보니 결혼한 낯모르는 젊은 부부들에게도 호소하고 싶어진다. 국력은 결국 사람에서 나오는 법이다.

인구가 뒷받침되어야 국가위상도 높아지는 법인데, 인구는 줄어들고 더구나 늙어가는 한국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더 이상은 곤란하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뒷걸음질을 치지 않도록 육아와 교육이 힘들어서 자식을 낳기를 꺼리게 되는 세대가 나오지 않도록 복지대책이 마련되고 마음껏 낳아서 훌륭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를 막기 위해 관계당국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각적이고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더불어 중요한 것은 국민 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인구가 국력임을 깨닫고 출산을 독려하도록 하자.

반면 세계 인구는 2050년에 91억5,000만 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라고 하니 조바심이 더욱 난다. 아이 낳기가 겁나는 사회분위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출산을 기피하는 지금의 경향이 지속되는 한 마이너스 인구 성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집집마다 밝고 힘찬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희망의 연주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나는 자꾸만 생산부장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탄생을 축복하는 일이 자주자주 생겨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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