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닭은 국내산, 인삼은?-원산지 표기 안돼
삼계탕, 닭은 국내산, 인삼은?-원산지 표기 안돼
  • 이지영
  • 승인 2009.07.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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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병규(31)씨는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입맛까지 뚝 떨어졌다.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고 입맛도 돋우기 위해 13일 점심은 삼계탕으로 결정했다.

점심시간 직장 동료와 함께 찾은 삼계탕 전문점에는 입구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다.

20여분 만에 겨우 식당으로 들어간 김씨는 삼계탕과 인삼주 한병을 주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뚝배기에서 국물이 보글보글 끊는 삼계탕이 나왔다.

그러나 영계의 하얀 속살을 한 입 베어 문 김씨는 문득 의문이 생겼다. 닭은 ‘국내산’이라고 선명하게 표기돼 있었지만 인삼과 대추, 찹쌀 등 삼계탕 속 각종 한약재의 원산지는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종업원에게 “이거 어디 인삼이죠? 원산지 표시가 없네요?”라고 묻자 종업원은 “풍기인삼입니다. 믿고 드세요”라고 대답했다.

한여름 보양식의 일인자인 삼계탕 재료에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한약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한약재 원산지 표기 도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원산지 표시제가 돼지고기와 닭고기에도 적용, 삼계탕 주재료인 닭은 ‘국내산’과 ‘수입산’을 명확하게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삼계탕 안에 들어가는 인삼이나 찹쌀, 마늘, 대추, 밤 등에는 원산지 표기가 없다. 다만 ‘우리 가게는 국내산만 씁니다. 믿으세요’라는 직원의 안내가 고작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일반 식당에서 삼계탕에 들어가는 황기, 수삼, 대추, 찹쌀, 인삼 등 한약재에 대한 원산지 표시 규정은 없다.

현행 농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하면 갈근, 감초 등 한약재를 판매할 때는 원산지 표시를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 식당에서는 별도로 규정이 없어 음식물에 첨가되는 한약재에 대해선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원산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일반 음식점에서 중금속과 농약 잔류가능성이 높은 중국산 한약재가 사용돼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식약청 조사결과를 보면 항생제 엔로플록사신과 시프로플록시신이 검출된 삼계탕 2천718kg 중 82%가 시중에 유통됐다.

한 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한약재에 대한 원산지 표시 규정은 따로 없어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지역의 삼계탕 전문점에서는 인삼의 원산지를 메뉴판에 표기하는 등 업체 스스로가 원산지를 표기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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