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단, LPGA 점령
한국군단, LPGA 점령
  • 대구신문
  • 승인 2009.07.1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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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희, US오픈 역전 우승…한국 통산 4번째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던 18번홀(파4) 그린. 신중하게 라인을 살피던 지은희(23.휠라코리아)가 퍼터를 들었고 볼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미키 마우스' 지은희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골프대회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지은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베슬리헴의 사우컨밸리 골프장 올드코스(파71.6천74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18번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캔디 쿵(대만), 크리스티 커(미국)와 벌였던 숨막히는 3파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선두에 2타차로 뒤진 채 4라운드를 맞은 지은희는 막판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이븐파 71타를 적어내 합계 이븐파 284타로 경기를 먼저 끝내고 연장전을 기다리고 있던 쿵(1오버파 285타)을 1타차로 따돌렸다.

2007년 조건부 출전권을 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지은희는 지난 해 6월 웨그먼스LPGA대회 우승으로 미국 본토에 이름을 알렸고 두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지은희는 우승 상금은 58만5천달러와 함께 소속사인 휠라코리아가 주는 보너스 3억8천만원도 받게 됐다.

지은희는 박세리(32), 김주연(28), 박인비(21.SK텔레콤)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네번째 선수가 됐다.

3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군단은 작년 박인비에 이어 2년 연속 US여자오픈 우승컵을 가져왔다.

지은희의 우승으로 한국군단은 올 시즌 처음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하면서 시즌 통산 6승을 합작했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커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지은희의 기세에 밀려 하루동안 4타를 잃는 바람에 공동 3위(2오버파 286타)로 밀렸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전반에 보기 3개, 버디 2개를 곁들여 1타를 잃은 지은희는 10번홀(파4)에서 뼈아픈 더블보기를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티샷과 두번째 샷을 잇따라 벙커에 빠뜨리고 네번째 샷만에 간신히 볼을 그린 위에 올린 지은희는 1.5m짜리 보기 퍼트도 놓치면서 한꺼번에 2타를 잃고 말았다.

커도 벌어놓았던 타수를 까먹었지만 쿵이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면서 공동 선두에 자리하면서 우승은 커와 쿵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은희의 힘은 13번홀(파4)부터 발휘됐다. 두번째 샷을 홀 50㎝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은 지은희는 14번홀(파4)에서 20m나 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쿵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홀아웃하면서 남은 것은 지은희와 커의 승부.

지은희와 같은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던 커는 지은희가 계속 따라붙자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16번홀(파4)에서 1.2m짜리 파퍼트마저 놓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16번홀과 17번홀(파3)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지은희는 마지막 홀에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지은희는 167야드를 남기고 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홀과는 6m 정도 떨어져 승부는 연장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지은희는 '연장전 승부는 필요없다'는 듯 깨끗이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캐디 잭 오스틴과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은희는 "10번홀에서 더블보기 실수를 한 뒤 우승권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이후 샷 감각이 살아났고 마지막 홀에서는 파로 막겠다는 생각으로 퍼트했는데 홀로 빨려 들어갔다"며 기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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