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환골탈태해야
새정치민주연합, 환골탈태해야
  • 승인 2014.09.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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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윤호정 소설가
우리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최근 들어 새정치연합의 박영선호가 그 모양으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할 뿐이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떠안으면서 ‘독배를 마시라고 하니 마시고 죽겠다’고 한 것이 현실화 되고 말았으며 탈당운운하면서 종적을 감추었던 그가 독배를 마시다 말고 다시 당무에 복귀하긴 했으나 이미 독은 온몸에 퍼지고 말았다.

MBC앵커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2004년 정동영 상임고문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뒤 대변인과 정책위의장을 거쳐 비법조인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법사위상임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정치인으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왔으나 세월호법과 관련한 두 번의 여야합의 번복과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실패의 악수로 우군 하나 없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되었다.

새정치연합이 대선과 지방선거, 재?보궐선거에서 연거푸 참패하면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나선 그를 박다르크(박영선+잔다르크)라 부를 만큼 기대감도 컸으나 40여 일만에 가장 촉망받던 여성정치인이 당내의 거센 퇴진압박으로 허수어미가 되고만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일차적으로 박 대표의 리더십 부족에 기인하는 것으로 130석의 국회의원을 거느린 거대 야당의 원내대표가 당내의 퇴진압박에 탈당카드로 맞서면서 사흘간 잠적하여 당과 국회를 마비시킨 것은 정치지도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모두 박 원내대표의 개인 탓으로 돌리기에는 고질화된 당내 계파정치가 도를 넘은 심각한 상태여서 누가 당대표가 되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며 대통령비서실장에 5선의 관록을 가진 문희상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여 우선은 계파간의 갈등이 봉합된 것같이 보이기는 하나 이는 풀도 아닌 침으로 붙여놓은 상태에 불과할 뿐이다.

새정치연합내에는 친노계, 정세균계, 김한길계, 민평련계 등 10여개의 계파가 난립되어 있고 계파가 다르면 밥도 같이 먹지 않으며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연판장이나 돌리고 국회의원 개개인이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최대계파인 친노계마저도 배후세력이 조종하고 있는 판에 계파수장도 아닌 박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이러한 풍토 하에서 박 원내대표가 충분한 당내 의견수렴 없이 세 번이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되풀이 한 것은 그것만으로도 퇴진사유로 족하며 이를 둘러싸고 강온파의 대립이 격화되면 2003년 말 열린우리당의 분당과 2007년의 집단탈당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역사적으로도 이합집산을 거듭해왔으며 4.19후 장면정권 때는 신파와 구파로, 군사정권시절에는 통일민주당과 평민당으로 양분되었고 노무현정권 때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열되는 등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현재의 새정치연합도 지난대선패배이후 오늘날까지 아무런 구심점도 없이 민생은 뒷전에 두고 대선결과불복투쟁만 일삼아 오다가 세월호사건이 터지자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덥석 물었지만 그것이 독이든 떡이었음을 아직도 모르고 있으며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진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빨리 꿈에서 깨어나 국회를 정상화시키고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야한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아무도 제일야당이 지리멸렬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제일야당역시 국민들에게 항상 집권가능성을 보여주어야만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이러한 와중에서도 차기당권(공천권)에만 집착한다면 정치는 실종되고 새정치연합의 미래도 없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는 마시다 남은 독배를 마저 마시고 친구의 오빠이자 정치적 맨토인 문희상 위원장을 도와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세월호유가족들의 한풀이, 새정치연합의 혁신을 슬기롭게 아우르는 3차방정식의 해법을 도출하는 것만이 당과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

야당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계파정치부터 청산해야하며 새누리당에 앞서 솔선수범해 공천권을 명실 공히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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