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스마트해지는데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기계는 스마트해지는데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 승인 2014.10.01 18: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ews/photo/first/201410/img_143313_1.jpg"/news/photo/first/201410/img_143313_1.jpg"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대표
어딜 가나 사람들의 손에는 항상 스마트 폰이 들려있다. 한시라도 보지 못하면 불안 증세가 보이는 듯 한 금단 현상은 현대의 새로운 질병으로 합병증을 일으키곤 한다. 지하철 한 켠에 젊은 엄마는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아이보다 스마트 폰에 더 집중돼 있다. 누구와 메시지를 나누는지 액정을 보며 혼이 나간 표정이다. 태어난 아이의 대한 귀여움과 어여쁨으로 한참 아이에만 민감해 하고 집중해야할 시기에 엄마의 표정은 아이보다 스마트 폰이 더 궁금하고 관심사다. 빛에 반사돼 액정이 잘 보이지도 않을 텐데 어찌나 빠르게 손놀림을 하는지 스마트 폰의 달인처럼 보인다. 아이는 엄마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며 생글생글 웃기만 한다.

세상에 소통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데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스마트 폰에 얼굴을 처박고 걸어 다니며 밥을 먹고 친구와 연인끼리도 만나면 주저 없이 스마트 폰을 꺼내놓고 각자 뭔가를 주고받는다. 무엇 때문에 왜 만나는지 알 수가 없다.

자원이 없다보니 있는 것이라곤 뛰어난 기술집약적인 사업이고 그중 IT와 반도체는 부동의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어 대표적 수출 주력 사업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5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스마트 폰은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대형 전자집단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과거 유선인터넷에서 광랜으로 지금은 무선인터넷으로 와이파이 기점으로 모든 사람이 유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니 언제 어디서나 마음대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가 있다. 답답함과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우리국민에게는 더 없는 치료제이다.

이처럼 디지털화 첨단화가 스마트 폰으로 오픈 커뮤니케이션이란 새로운 열린 공간을 열어주면서 생활 패턴방식을 완전히 변하게 했고 사고하던 삶에서 즐기는 삶으로 자동적으로 진화됐다. 이용률과 활용률이 높아질수록 사람의 손도 마음도 생각도 빨라지고 있다. 야간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개인은 사회와 고립돼 정보는 물론이고 대인접촉자체도 어려웠던 시기에 비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은 지금이 황금기라 할 수가 있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많은 노이들까지 정지된 상황만 되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 폰을 확인하고 심지어 공부를 하거나 움직일 때에도 스마트 폰이 자기 손에서 멀어지면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초 민감의 금단현상까지 보이고 있어 그 폐해와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 폰을 제한적으로 이용하도록 만들기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중독돼있고 심지어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심의관 본인조차 그런 규제를 반대하고 있어 스마트 폰의 광란 질주는 거의 불가능해 졌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가면 제3세대에서 제4세대로 전환되고 엊그제까지만 해도 5세대였는데 벌써 6세대가 개발돼 나오는 것을 보면 스마트 폰은 이제 통신기능과 인터넷 활용 기기가 아닌 인생의 전부로서 인간의 진화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되고 발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인간의 감정과 사고의 문명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속도에 미처 따라가지 못한 인간들은 새로운 조급증인 화병에 빠지고 있다. 새 기계를 갖지 못하거나 적응력이 느리면 그에 대한 무력감과 박탈감으로 나만 모르고 있다는 절망감에 자존감이 하락하고 그로인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합병증이 이전에 우리 민족이라면 한번쯤 앓고 있던 화병과는 다르게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고 심지어는 화병에 대한 분노조절장애로 불편한 심기에 범죄까지 저지르게 되니 속으로 앓고 말았던 이전과의 화병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간의 이성과 감정이 교차돼야 할부분에 기계적인 시스템이 중간에 매개로 자리 잡고 있으니 상대방에 대한 인간미는커녕 인간적인 질서인 배려와 양보는 존재하기 힘들다.

사색과 기억이 차지하는 부분을 기계에게 넘겨주니 할 수 있는 건 웃고 떠드는 것 밖에 남지 않아 인간의 이성적 진화에 심각한 장애로 남게 되는 스마트 폰 혁명, 가히 혁명 앞에 생길 불길한 징조는 어찌해야할지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혼자서도 사고의 공간을 가상으로 만들 수 있는 지금, 무엇이든 인터넷과 통신에만 의존하는 우리에게 미래를 한번쯤 생각해봤는지 물어볼 때가 왔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