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님 불 들어갑니다
<신간> 스님 불 들어갑니다
  • 김덕룡
  • 승인 2009.07.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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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다 갔다고 해라! 큰스님 떠나시던날 무지개 떴다.”

“이 시간에 왜 종을 치느냐?”고 여쭈었더니, ”평소 큰 스님께서 공양을 하실 시간이라면서 공양하시라고 종을 쳤다”고 말씀하신다.

절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하고 계실 것 같은 그분은 큰스님과 헤어지는 애달픔을 이렇듯 공양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싣고 있었다.

준비돼 있던 지푸라기 방망이에 불울 붙이고 `거화!’라는 선창에 따라 연화대에 불을 붙인다.

다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결같은 마음, 하나같은 목소리로 `스님, 불 들어갑니다!’하고 소리를 지
른다.

지르는 소리들은 컸지만 흔들림이 느껴질 만큼 떨고들 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중에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큰 스님들의 다비식 모습을 생생한 현장언어로 옮긴 책이 출간됐다.

산사 풍경을 담은 글과 책을 써온 임윤수씨가 내놓은 책 `스님, 불 들어갑니다’는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입적한 큰스님 열일곱 분의 다비식 현장을 옮긴 취재기다.

나무나 숯, 가마니로 화장장을 만들고 관을 올려 불을 붙인 후 재 속에서 뼈와 사리를 수습하고 마지막으로 재를 날리며 산골을 하는 순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엄숙하면서도 감동적인 다비식의 다채로운 모습과 함께 큰 스님들이 평소 법문과 마지막으로 들려준 임종게(臨終偈)등도 소개해 큰스님들의 행장을 곱씹어보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전남 곡성 성륜사의 청화 큰스님(2003년 입적)은 “은혜를 갚는 것은 작은 시내 같음을 한스러워할 뿐이네”고 말했고, 조계종 제31대 총무원장 법장 큰스님(2005년 입적)은 평소에 “여러분이 갖고 있는 모든 고통 내가 갖고 갈테니, 여러분은 `만족의 보물’을 쥐고 신바람 나게 살라”고 강론했
다.

반면 조계종 8대 종정을 지낸 서웅(2003년 백양사에서 입적) 큰스님은 무언(無言)으로 더 큰 가르침을 전했다.

“스님, 사람들이 열반송을 물으면 무어라 할까요?”라는 질문에 “그런거 없다고 해라”고 답했고, 그래도 다시 묻자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갔다고 해라”고 대답했다.

불광출판사. 총 25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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