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료 다니며 꼭 필요한 이웃에 수리한 물건 전달
“냉장고 1대, 텔레비전 1대, 선풍기 1대, 2인용 밥솥 1대, 통조림을 구합니다.”
새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조금 낡은 물건도 괜찮고 고장 난 물건도 그저 고맙다.
비록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내 이웃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물건들을 깨끗하게 수리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18명의 봉사단원이 있다.
‘아이디어뱅크’는 대구시 달서구 공무원들이 지역민들을 돕기 위해 만든 동아리다.
주로 보건소 공무원들로 구성된 동아리는 방문 진료를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웃을 돕는데 필요한 돈은 한 달에 2천원.
“회원들이 하는 일은 많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구하는 일입니다. 지난 여름 방문 진료를 나갔다 고장 난 냉장고를 사용하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폐지를 주워 간간히 생활하는 할머니에게 냉장고를 구입한다는 것은 그저 꿈같은 이야기였죠.”
이 할머니 소식을 들은 동아리는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냉장고 1대가 필요합니다. 조금 낡아도 상관없습니다.”
동아리 회원들은 우선 달서구청 공무원들이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일일이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자신이 소속된 각종 단체와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했다.
회원들이 냉장고 사수에 나선지 3일. 냉장고를 기증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구청 직원이었는데 ‘조금 낡아서 수리를 해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락이 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가 냉장고를 받아 수리점에 맡겼어요.”
회비 2천원의 용도는 여기서 나온다. 2천원은 각종 물건들을 수리하는데 사용된다.
“냉장고를 할머니 집에 설치하고 나오는 길에 ‘이제 상한 음식 안 먹어도 되겠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새것을 사주지 못해서 미안했어요.”
물건을 구하는 일 이외에도 아이디어뱅크는 ‘폐건전지 수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보건소는 물론 구청, 동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 폐건전지 수거함을 설치하고 폐건전지를 수거한다.
“폐건전지를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 그대로 매립할 경우 폐건전지에 포함된 유해물질들이 우리 생활환경 속으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폐건전지를 버릴 일이 있으며 모아서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 폐건전지 수거함에 넣어주세요.”
조영길 아이디어뱅크 회장은 “회원들은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발로 뛰고 손으로 실천하겠다”고 회원들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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