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남구 이천동 '봉사할아버지' 서기홍씨
<와이드인터뷰> 남구 이천동 '봉사할아버지' 서기홍씨
  • 윤정혜
  • 승인 2009.07.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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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내가 살 만큼 있으면 돼"
월세 15만원 단칸방...파지 주워 무료급식 열어
지난 24일 낮 12시 대구 남구 이천동의 한 어르신쉼터에서 흥겨운 각설이 타령이 울려 퍼졌다.쉼터에 있던 30여명의 60~70대 어르신들은 각설이 타령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면서 시원한 콩국수와 수박을 먹으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런 흥겨운 소리는 다음날인 25일 남구 이천동 화수경로당으로 퍼졌다. 화수경로당에 있던 어르신들도 점심으로 시원한 국수와 수박을 먹고 신명나는 공연을 구경했다.

누가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을까. 바로 대구 남구 이천동 주민 서기홍(73·사진)씨다.

서씨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 24일부터 무료급식을 열고 있다. 24일 시작한 무료급식은 27일 이천동 월드메르디앙경로당, 28일 이천동 주공1단지경로당, 29일은 이천동 뜨란채경로당, 30일은 대성유니드경로당으로 까지 이어진다.

월세 15만원짜리 단칸방에서 홀로 지내는 서씨가 매일 새벽 리어카를 이끌고 골목 골목을 누비면서 파지와 고철을 주워 판 돈으로 마련한 자리다.

“돈은 딱 내가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되지. 다른 욕심은 없어”라고 말하는 서씨는 이번 무료급식을 후원해준 이천동 민요봉사단체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크다.

혼자 공연단체를 초청하기가 쉽지 않은데 민요봉사단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동네 어르신들에
게 좋은 공연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는 게 서씨 설명이다.

또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기 까지 이웃주민들이 고철을 가져다 주는 등 힘을 보태줬다며 고마운 마음도 빼놓지 않았다.

이웃을 위한 서씨의 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연탄을 구입해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또 지난 3월과 5월에는 어르신 200여명을 모시고 국밥을 대접하기도 했다.

빠듯한 살림에도 남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 하지만 서씨는 봉사하는 자신의 마음이 더 기쁘다고 한다.

서씨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봐온 이천동주민센터 한 관계자는 “서씨의 빠듯한 살림을 쪼개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라며 “이천동으로 이사오기 전에는 봉덕동에서 또 그전에는 수성구 황금동에서 지금처럼 좋은 일을 계속해오셨다”고 전했다.

“이웃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고 나면 내 마음이 더 기쁘고 행복하니 사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세상을 등지는 그날까지 이 기쁜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서기홍씨. 서씨는 따뜻한 마음이 세상의 사랑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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