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총장을 만나다> 포스텍 백성기 총장
<지역대학 총장을 만나다> 포스텍 백성기 총장
  • 포항=이시형
  • 승인 2009.07.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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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
‘한국의 MIT’ 목표로 설립...소수정예 맞춤형 영재교육
개교 10년 만에 ‘최고대학’ 평가...‘POSTECH Vision 2020’발전전략
“오는 2020년까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이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약시키겠습니다.‘POSTECH Vision 2020’발전전략에 따라 소수정예 맞춤형 영재교육을 실시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포스텍 총장실에서 제5대 백성기 총장은 창의력과 진취성,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과학인재를 길러, 국가와 전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총장은 또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들의 자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교수자질을 향상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수월성제고를 위해, 올해부터‘Post Tenure Review’형 정기평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를 통해 교수진의 역량을 활성화시켜 우수교수에게는 인센티브와 정년연장 등 지원을 확대하겠지만, 부진 교수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수월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10학년도부터 성적위주의 정시모집 전형을 완전 폐지하고, 수시모집 전형을 통해 입학사정관제로 모집 정원을 선발하는 등 학생선발부터 배출단계까지 혁신시키겠다고 했다

백 총장은 세계 최고 기초과학연구소이며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 한국연구
소 유치를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경북 울진에 해양대학원 설립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추진,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참여 등 대구·경북지역 핵심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86년 12월3일 박태준 포항공대 설립이사장이‘한국의 MIT’를 표방하며 설립된 이래, 설립된 지 23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 속의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는 포스텍에 대해 백 총장과 포스텍 발전전략과 학교경영방침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07년 9월 제5대 포스텍 총장으로 취임할 때, 재단 측은 `2020년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 진입을 목표로 하는 포스텍을 이끌 적임자’라며 선임했습니다. 구체적인 발전전략은 뭡니까.

 △`POSTECH Vision 2020’은 지난 2007년 개교 20주년을 맞아 오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 대학으로 도약의지와 새로운 출발을 천명한 것입니다.

 우선 이를 위해 학년 당 300명의 모든 학생들에게 수준별 영어인증제 실시와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과과정을 완벽하게 마련, 글로벌 리더십교육에 매진함으로써 전 세계에 이바지 할 훌륭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또 2010학년도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고, 전일 통합 교육인 기숙대학을 운영해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핵심인재로 양성시킬 방침입니다.

 산업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연구업적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자 ITㆍBTㆍNTㆍET 등 4개 분야에 대한 첨단연구 인프라 구축과, 체계적인 연구지원계획을 수립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임기 중에 국내 정상의 이공계 대학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매진하겠습니다.

-개교 초부터 학년 당 300명 정원의 소수정예교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포스텍이 추구하는 교육방향은

△21세기는 특출한 소수 인재에 의해 다수 국민의 삶의 질이 결정되고, 국가경쟁력이 좌우되는 지식기반 사회입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포스텍은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세계에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패기를 갖춘 학생들과 교수들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수학과 과학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과학도들을 선발해 국가와 인류 미래에 공헌할 인재로 길러내는 것이 포스텍 건학이념이자 인재상입니다.

-2010학년도부터 수능으로 뽑지 않고,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수시모집으로 전원을 선발하겠다는 입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 배경과 향후계획은.

△포스텍은 학생들을 성적위주로 선발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잠재력과 다양한 성장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정시모집을 완전폐지하고, 모집정원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수시모집 전형으로 선발합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점수에 의한 서열화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은 학교별 전형요소에 따라 점수를 합산해, 1등부터 꼴찌까지 일렬로 줄을 세운 후 합격자를 뽑았습니다.

그러나 포스텍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지원자 재능을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종합적으로 심의합니다. 학생들이 입학한 후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와 성장 가능성,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대학전형방법이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지난 6월 19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2009년도 입학사정관 지원 사업에서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경북 울진에 해양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공학분야만 개설된 포스텍 교육·연구 방향과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

△한국의 해양연구를 선도하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해양연구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포스텍은 울진에 해양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특히 해양대학원의 특성상 입지와 제반여건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설립부지와 막대한 해양대학원 설립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울진에 설립하게 됐습니다.

포스텍 해양대학원은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석ㆍ박사 통합과정을 개설하고,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해양과학·공학·기술을 융합하는 학제 연구시스템을 마련해 해양에너지와 해양환경, 해양자원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게 됩니다.

한국은 3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해양연구는 미약합니다. 국내에 해양 관련학과나 대학원과정은 많지만, 본격적으로 해양연구를 진행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텍이 경북도, 포항시와의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 유치 추진 등 대구ㆍ경북 핵심 사업추진에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방대학으로 어려움이 없는지와 포항시 경북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포스텍이 포항에 소재한 것이 큰 약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포스텍이 오히려 지방에 있음으로 정상의 이공계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 교수와 연구원, 학생 모두가 캠퍼스 안에서 함께 거주함으로써, 이상적인 연구·교육 환경 구축과 함께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일궈 낸 스탠포드대나 철강도시 피츠버그를 IT·BT 중심도시로 변모시킨 카네기 멜론대학처럼, 포스텍을 중심으로 포항테크노파크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코 등 포항 테크노밸리라 불리는 세계적 수준의 R&D단지가 형성됨으로써, 포스텍이 철강도시 포항을 첨단과학 도시로 만드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포스텍은 지난 1월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이며`노벨상 사관학교’라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재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막스플랑크재단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해외연구소 설립심사절차가 금년 말에 확정됩니다.

이렇게 되면 포스텍이 보유한 첨단과학 기술 분야 연구역량과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지역의 발전과 나아가 한국과학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또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유치 추진과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 당면한 지역현안들은 매우 중요한 사안들입니다. 포스텍은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더욱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전환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미국에서 연구에만 매진해 온 저에게,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포스텍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국립 오크리지(Oak Ridge)연구소에서 첨단세라믹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1월께 고 김호길 포항공대 초대 학장이 찾아와서 포항공대 교수로 부임해 함께 일하자고 했습니다.

또 고 김 학장은 `고국으로 돌아가서 포항을 세계적인 첨단과학 도시로 만들자. 포항공대가 국내 최초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탄생시키겠다’며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저 자신도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끝에 교수로 부임키로 했습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하고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항YMCA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포항시 선진화시민운동 추진위원장을 맡는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대학과 지역사회 바람직한 관계는.

△제가 가진 역량 중에서 교육과 연구활동의 10%정도는 지역봉사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총장이 되고나서 부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1993년 포항YMCA 이사장이 됐을 때 과분한 영광이었고, 이후`푸른 포항 21’공동대표 활
동 등 나름대로 지역봉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대학의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내가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해 포항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포스텍 교훈은 성실, 창의, 진취입니다. 교훈에 대해 갖고 계신 생각은 뭔가요.

△포스코 회장인 박태준 포스텍 설립이사장이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어 첨단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하기 위해 포스텍을 설립했습니다. 그 당시 한국최초의, 한국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을 만들어 세계 명문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진 명문대학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포스텍의 교훈인 성실, 창의, 진취는 이러한 포스텍의 건학이념을 함축하고, 인재 즉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실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포스텍이 있게 된 것은 개척과 도전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밑바탕은 창의와 진취적인 자세이며,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가져야 하며, 새롭게 사고하고 기존의 통념과는 다르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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