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염농산 삶 조명
13일 성주·14일 칠곡서
“금번 국채보상은 국민의 의무이거늘 여자로서 감히 남자보다 일분이라도 더 낼 수 없으니 누구든지 기천원을 출연하면 나도 그만큼 출연하겠다.”
“일개 기생의 몸으로 성주군 용암면의 농업기반을 일으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두리방천의 복구를 이룩하였으니, 누가 그녀를 감히 기생이라 천시하겠는가!”
경북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에는 기생 ‘앵무’ 염농산의 비석이 자리잡고 있다.
성주군지에 따르면 앵무는 기생의 몸으로 용암면의 농업경제 기반을 일으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두리 방천의 복구사업을 추진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복구로 인해 생긴 너른 들판을 ‘새내들’, 혹은 ‘앵무들’이라고 부른다. 이 복구사업에 대한 보은으로 마을 사람들은 앵무빗집을 짓고 앵무빗돌을 세웠다.
기생 염농산은 일본 침략기 당시 기생의 몸으로 국채보상운동에 거금을 보태 이 운동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됐다. 특히 그녀는 기예뿐만 아니라 항일정신과 나라사랑을 전수해 기생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기생 앵무의 삶을 조명하는 마당극이 열린다.
(사)풍물마실은 오는 13일 저녁 7시 성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마당극 ‘앵무뎐’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 14일 오후 4시에는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두번째 공연에 나선다.
풍물마실 측은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앵무의 삶을 지역민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공연을 준비했다”며 “연극과 풍물, 소리, 춤 등이 결합된 융복합 예술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