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공방 격화…국회 또 멈췄다
‘비선실세’ 공방 격화…국회 또 멈췄다
  • 강성규
  • 승인 2014.12.08 17: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野 “찌라시 발언 부적절” 與 “정치 공세 중단해야”
공무원연금·경제혁신·부동산법 등 연내 처리 난항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의혹에 대한 해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격해지면서 하루 남은 정기국회도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당초 정기국회 마지막 이틀인 8일과 9일 본회의를 열어 300여건에 달하는 계류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갈등이 고조되면서 8일 본회의는 결국 취소됐다.

이에 더해 야당이 청와대 문건에 등장한 정윤회 씨를 비롯, 이재만, 정호성 비서관 등 소위 ‘문고리 권력’인사로 불리는 12명을 형사고발하자 여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어 9일 본회의 또한 정상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 지도부는 8일 오전부터 전날 박 대통령의 해명을 ‘부적절한 발언’이라 규정하며 날선 공세를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전날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오찬에 대해 “그 만남은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럽고, 잘못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표명조차 없었다”고 비판했으며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에 대해서도 “누가 봐도 찌라시가 아닌 대통령기록물 또는 공공기록물임이 분명한데 무슨 찌라시 타령인가”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문재인 의원도 “대통령이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보고서를 ‘찌라시’라고 했는데, 누워서 침뱉기”라며 “마음에 안드는 보고서를 찌라시로 취급할 것이라면 차라리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폐지하라”고 비난했다.

반면 여당 지도부는 야당의 검찰고발을 ‘도를 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산적한 민생법안 등을 우선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을 야당에서 다시 또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사안의 진실을 밝히려는 것보다는 이 일을 이용해 여권을 뒤흔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어 너무 과하다”면서 “문건 파동은 검찰 수사에 맡겨두고 우리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의 입법적 뒷받침 작업은 물론 민생 관련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문건을 ‘찌라시’라고 표현한 것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발한 야당과 정치공세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 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면 누가 그 말씀을 거역해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 등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검찰 내부에서도 ‘암담하다. 대통령이 결론을 냈는데 어떻게 수사한단 말이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주변의 의혹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을 갖고 수사 가이드라인이라고 한다면, 억울한 일이 있어도 말도 못한다는 뜻이냐”며 “정치권이 확인도 되지 않은 사실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야당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작년 내내 ‘댓글, 댓글’, 올해 들어서는 ‘세월호, 세월호’ 등 우리가 선동과 공세에 얼마나 시달렸느냐”며 “정치공세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까지 난항을 겪으며 정부와 여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 등 3대 경제혁신법안, 부동산 활성화법 등 정기회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 됐으며, 문건유출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 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도 이에 대한 공방으로 쟁점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