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여죄수들 몸짓에 ‘혼이 쏙’
섹시 여죄수들 몸짓에 ‘혼이 쏙’
  • 남승렬
  • 승인 2014.1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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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뮤지컬 ‘시카고’
화려한 라이브 재즈 시스루 의상 매력 만점
관객들 “역시 시카고”
최정원(벨마)아이비(록시)33
‘벨마 켈리’역의 최정원
‘강렬’과 ‘매혹’, 그리고 ‘풍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뮤지컬 ‘시카고’는 이 세 단어로 압축된다.

최근 찾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주인공 아이비와 최정원의 섹시하고 관능미 넘치는 연기에 공연장 1천200여석을 메운 관객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의 백미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와 섹시함이다. 특히 라이브 재즈 선율에 몸을 맡긴 배우들의 뇌쇄적인 춤사위는 선이 굵고 섹시하다. 여기에 올블랙 시스루 의상은 배우들의 하얀 속살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작품의 배경은 매혹적인 재즈 열기와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들이 넘쳐나던 1920년대 미국 시카고의 쿡카운티 교도소.

교도소에는 불륜 관계였던 남편과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벨마 켈리(최정원), 내연남에게 버림 받자 그를 죽인 록시 하트(아이비) 등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른 여죄수들로 가득하다.

쇼 무대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켈리는 교도소 간수인 마마 모튼(전수경·김경선)의 도움을 받아 황색 언론의 관심을 끄는 교도소의 터줏대감. 그러나 벨마 켈리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를 살해한 죄로 뒤늦게 교도소에 들어온 미모의 록시 하트에게 자신의 인기를 빼앗기자 질투심에 불탄다.

게다가 언변술과 임기응변에 능하고 돈만 좇는 변호사 빌리 플린(이종혁·성기윤)마저 록시 하트에게 빼앗기자 벨마 켈리는 분개하는데…. 시카고는 이들의 사랑과 배신, 화해를 멋진 앙상블의 재즈 선율로 풀어내고 있다.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비롯한 라이즈 재즈곡이 무대 안에 울려퍼지면 1천500석 규모의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은 1920년대 시카고로 회귀한 듯한 인상을 준다.

몸에 짝 달라 붙은 검은 시스루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군무는 군더더기 없이 강렬하고 관능적이다. 특히 섹시한 배우들의 춤과 노래 속에서 읽혀지는 사회적 메시지는 당시 미국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작품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만 보도하는 황색 저널리즘과 당시 미국 사법제도를 거침 없이 비판한다.

변호사인 빌리 플린이 선정적인 정보를 흘리면 기자들은 팩트(fact) 확인 없이 신문에 그대로 대서특필한다. 이같은 상황 설정은 세월호 참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국 언론의 특종 경쟁·선정적 보도 행태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작품은 또 언론 플레이와 비즈니스를 잘하는 변호사를 고용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 미 사법제도를 꼬집기도 한다.

배우들의 애드리브와 파워풀한 연기·가창력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2000년 초연 때부터 14년째 시카고 무대에 오른 최정원은 20분의 인터미션 후 관객들의 주의를 환기 시키는 차원에서 익살스러운 대구 사투리를 선보여 웃음을 유발 시킨다.

아이비는 시카고를 계기로 기존의 가수 이미지를 벗고 국내 최반열의 뮤지컬 배우에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극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아이비와 최정원이 보드빌 무대에서 함께 추는 듀엣 댄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무대 중앙에 자리한 빅밴드의 폭풍과도 같은 연주와 연기는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역시 시카고”라는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공연은 2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1599-1980.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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