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그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면 휴가나 방학을 이용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막상 책을 읽자고 생각해도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책들 중 어느 것을 읽어야 할 지 막막한 사람이라면 서점가와 여러 단체에서 추천하는 책들에 관심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편집자註>

독서교육 교사들의 모임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이하 책따세)’은 여름방학 기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고 시야를 넓힐 만한 책 32권을 선정, 최근 발표했다. 분야별로는 문학 13종, 인문사회 10종, 과학 4종, 예술 5종이다.

중학교 1학년부터 읽을 만한 책으로는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지귀, 선덕여왕을 꿈꾸다’, ‘아빠, 제발 잡히지 마’, 중학교 3학년부터는 ‘말더듬이 선생님’, ‘모스 가족의 용기 있는 선택’ 등을 추천했다.

책따세는 고등학교 1학년 이상 학생들에게는 ‘야생 속으로’,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고교 2학년 이상에게는 ‘지리 세상을 날다’, ‘제인 구달&루이스 리키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등을 권했다.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이 책은 10대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소재로 한 청소년 소설이다. 사이버 폭력, 왕따, 질투와 시기 등 현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접근하면서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청소년의 섬세한 심리와 여린 감수성을 탁월하게 묘사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미국 작가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는 어둡고 딱딱한 주제를 특유의 톡톡 튀는 문체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미래인. 총 196쪽. 9천원.

◈ 아빠, 제발 잡히지 마

이란주 지음.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일하는 저자가 ‘말해요 찬드라’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책.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이주민, 이주여성, 이주아동 등의 삶을 기록했다. 1부는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이다. 부모가 미등록 노동자라 미등록 아동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성장기다. 2부 ‘떠돌이 노동자’, 3부 ‘이주민 아리랑’, 4부 ‘죽음보다 무서운 강제추방’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현장에서 관찰한 것이다. 5부 ‘친구들의 나라’는 이주노동자들의 귀환 뒤의 삶을 보여준다.
삶이보이는창. 총 248쪽. 1만원

◈ 말더듬이 선생님

시게마츠기요시 지음.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비정규 강사로 머물며 학교를 옮겨 다니는 교사가 만난 여덟 명의 아이들 이야기. 분명 국어 선생님임에도 무라우치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는 온전한 것이 없다. 말을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그는 하필 환영받지 못하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무라우치는 언제나 당당하다. 그리고 어눌하고 느리지만 단호한 말투로 자기 안에 갇힌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웅진지식하우스. 총 361쪽. 1만1천원.

◈지리 세상을 날다

전국지리교사모임. 이 책에는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공간 문제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한 글 21편이 실려 있다. 특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보다는 국가적·지구적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그럴 필요가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다뤄 물리적 국경이 사라지고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금 21세기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서해문집. 총 296쪽. 1만3천900원.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조윤범 지음.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로 음악계의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의 유쾌하고 파격적인 클래식 강의록. 클래식 음악과 대중과의 의사소통을 성공시키기 위해 저자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곡을 ‘왜’ 썼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조점을 맞춰 천재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그는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이지만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살림. 총 268쪽.1만8천원.

◆문학=꼴찌들이 떴다(양호문 지음，비룡소,고1부터),태일이1~5(박태욱 지음，최호철 그림，돌베개,중2부터),발차기(이상권 지음，시공사,고2부터),말더듬이 선생님(시게마츠 기요시 지음，이수경 옮김，웅진지식하우스,중3부터),모스 가족의 용기 있는 선택(엘렌 레빈 지음，김민석 옮김，우리교육,중3부터),아프리카 우화집-마녀와 코끼리，사바나의 이야기(카마 시오르 카만다 지음，류재화 옮김，아일랜드,중2부터),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박채란 지음，사계절,고1부터),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이도영 옮김，미래인,중1부터),오렌지 1㎏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로젤린느 모렐 지음，김동찬 옮김，청어람주니어,중1부터),가만히 들여다보면(윤동주 외 지음，최윤정 옮김，문학과지성사,중1부터),갈릴레이의 생애(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정성호 그림，서해문집,중3부터),지귀，선덕여왕을 꿈꾸다(강숙인 지음，푸른책들,중2부터),해바라기 카짱(니시카와 츠카사 지음，양윤옥 옮김，뜨인돌,중1부터)

◆인문 · 사회=청소년을 위한 언어란 무엇인가(니콜라우스 뉘첼 지음，노선정 옮김，살림프렌즈,고1부터),영어를 잘하면 우리는 행복해질까？(문강형준 지음，뜨인돌,고1부터),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ㅋㅋ(공현 외 지음，메이데이,고2부터),김경일 교수의 이야기 동양사상(김경일 지음，바다출판사,중3부터),아빠，제발 잡히지 마(이란주 지음，삶이보이는창,중2부터),몽골 바람에서 길을 걷다(한성호 지음，멘토프레스,고2부터),희망을 여행하라(임영신，이혜영，이매진피스 지음，소나무,고2부터),자아놀이공원(이남석 지음，사계절,중3부터),지리 세상을 날다(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서해문집,고2부터),제인 구달&루이스 리키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진주현 지음，김영사,고2부터)

◆과학 · 예술=야생 속으로(마트&델리아 오웬스 지음，이경아&최재천 옮김，상상의숲,고1부터),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마리오 살바도리 지음，송민경 옮김，다른,중3부터),나는 멋진 로봇 친구가 좋다(이인식 지음，고즈윈,중1부터),하늘의 문화사(슈테판 카르티어 지음，서유정 옮김，풀빛,고2부터),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최석조 지음，아트북스,중2부터),조윤범의 파워클래식(조윤범 지음，살림,고1부터),산에 올라 마음의 붓을 들었네(이소영 지음，낮은산,중1부터),그림이 말을 거는 생각 미술관(박영대 지음，길벗어린이,중1부터),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오주석 지음，월간미술,고1부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8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2009년‘8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손가락이 뜨겁다’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발표했다.

2009년‘8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는 바위덩어리처럼 견고한 이 세계에 열렬한 깊은 숨을 불어넣는 채호기 시인의 아름답고 간절한 구애의 시편들이 담겨 있는 ‘손가락이 뜨겁다’(채호기, 문학과 지성사)를 비롯해, 중국 55개 소수민족들의 생활 풍습과 노래를 통해 고대 신화의 원형을 제시하고 있는 ‘중국 소수민족 신화기행’(김선자, 안티쿠스), 디지털 시대 신인류의 도래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는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하라’(윤종록, 생각의나무), 단순히 보고 듣는 여행이 아닌 체험을 통해 여행지 사람들의 삶을 배울 것을 충고하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하는 법’(앨리스 스타인바흐·김희진, 웅진지식하우스) 등이 선정됐다.

위원회는 문학, 역사, 아동 등 10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좋은책선정위원회를 두고,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을 위해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하고 있다.

1 문학손가락이 뜨겁다 -채호기
2 역사중국 소수민족 신화기행 -김선자
3 철학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에- 두아르 쉬레/ 진형준
4 정치청와대 vs 백악관 / 박찬수
5 경제 경영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하라-윤종록
6 사회사회의 재창조-조너선 색스/ 서대경
7 과학기후, 예고된 재앙-디디에오글뤼스텐느 외/ 박수현
8 예술 이미지 시대의 역사 기억 -남수영
9 교양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하는 법-앨리스 스타인바흐/ 김희진
10 아동침대 밑 그림 여행 -권재원 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