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정작용과 4대강 사업
<기고> 자정작용과 4대강 사업
  • 승인 2009.08.04 15: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창수 (호남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지표수에는 자연형태의 오염물질이 늘 존재하여 왔다.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는 많은 불순물들이 공기 중에서 씻겨 지고 지면에서 침식되거나 토양으로부터 침출되어 궁극적으로는 지표수로 흘러 들어간다. 거의 예외 없이 이러한 물질들은 자연의 정화과정에 의해 제거되든지 무해한 상태로 변화될 수 있었다.

하천의 어느 지점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되었다면 순간적으로 오염농도가 높지만 하천을 따라 차츰 정화되어 오염물질이 유입되기 전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온다. 이러한 자정작용은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이뤄진다. 수질오염물질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연적인 것으로는 강우의 불균형으로 인한 하천유량의 저하와 하천유역에서 침식작용으로 인한 각종 부유물질의 하천유입으로 대부분이 일시적이며, 자정작용을 통해 정화되어진다. 그러나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하천으로의 유입은 수계의 자정능력을 초과하게 되고, 결국 별도의 오염물질 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주요 골자는 물 부족에 대비한 수량의 확보, 하천준설, 수질개선 및 생태계복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량의 확보사업은 하천유지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오염물질에 대한 희석작용 및 물리적 침전효과를 통한 물리적 자정작용을 향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에 대한 생물학적 분해 작용을 높여줌으로써 생물학적 자정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량 확보 방안으로서 검토되고 있는 보 사업은 유속의 흐름을 느리게 함으로서 오염물질이 이송효과 감소로 인한 자정작용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기존 국내의 하천이 유량부족으로 인해 이송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유속 감소로 인한 자정효과 감소보다는 물리적 자정작용에 의한 증가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천준설사업은 과거 오염물질이 하천 바닥에 침전돼 있는 물질인 준설토를 제거하는 사업으로, 준설토는 다량의 유기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오염물질임과 동시에 준설토에 서식하는 생물의 주요 에너지원이 된다.

준설토를 오염물질로 설정하느냐, 생물의 에너지원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 사업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자정작용을 높여 자연의 치유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임을 고려할 때 오염물질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는 마땅히 제거해야 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하천관리는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수질오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본류보다는 지천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방하천으로 유입되는 수질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지방하천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천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환경기초시설 설치를 적극 시행하고, 지천의 자연정화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형편을 고려하고, 하천정화사업에 대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하여 재정적 지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을 통하여 하천의 자정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하천을 꿈꾸어 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