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實事求是를 지향하는 전문대학의 변신
<대구논단>實事求是를 지향하는 전문대학의 변신
  • 승인 2009.08.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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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한국에는 대학의 수만큼 전문대학이 있다. 전문대학이라고 하면 `4년제 대학에 입학할 성적이 못 되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사회적인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제 그러한 관념을 정리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대학은 상아탑, 심오한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개념이 허물어졌다. 전문화시대, 시장경제, 특히 지금처럼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때에 그런 미사여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교육이 바로 생활과 접목되는 실사구시의 장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점고하고 있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은 사무직, 전문대는 기능직으로 라는 양분 논리가 그 당사자는 물론 지각 있는 일반사회인들에 의해 허물어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2년제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 보다 우위의 입장에 처해 있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기업이 국내기업과 키 재기만 해서는 안 되는 세계기업과 대결해야 하는 글로벌경쟁 시대에 처에 있듯이 대학들도 국내에서 4년제다,

2년제다 할 것이 아니라 세계에 눈을 돌려 그 안목을 넓혀야 할 시대가 도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틀을 깨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학생 모집에만 신경을 쓰고 그렇다 보니 타 대학보다 우수성을 나타내기 위한 갖가지 무늬만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요란한 홍보작전을 벌이는 것은 개구리 우물 안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4년제, 전문대 구별 없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세계 속의 한 인격자로 키워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대구시내의 한 전문대학, 날로 명문대학으로 이름을 굳혀가고 있는 영진전문대의 사례는 우리들에게 관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학은 4년제 대학 병설재단의 후광으로 전문대학을 키워 온 경우와 달리 순수 자립 전문대학으로 국내는 물론 외국에도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바로 실사구시의 교육 때문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필자는 최근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의 일대기를 소설화 한 박범신의 `고산자’를 감명 깊게 읽었다.

실학 지리학자로서 김정호는 지도란 현장을 답사하고 그 실제를 보고 만들어야 한다면서 육로로, 배로 수차 나라 곳곳을 누비면서 대동여지도라는 걸작을 내 놓았던 것이다. 바로 실사구시를 강조한 것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가치다. 영진전문대 최달곤 설립자는 우리 교육계에서 평가받는 혜안을 가진 분이다.

최 박사는 국내 모든 전문대학이 전문이라는 용어를 빼고 명칭을 바꾸었을 때 끝까지 전문대학의 명칭을 고수해 왔다. 또 실사구시의 교육철학을 살려 `주문식 교육’이라는 새로운 틀의 교육모델을 만들었다.

주문식 교육은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직업현장에서 최소 6개월간 현장실무를 배우던 풍조를 완전히 탈바꿈해서 학생들이 취업할 직장이 요구하는 실무, 이론 교육을 충족시킴으로 졸업과 동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있는 교육방법이다. 최달곤 박사의 `주문식교육’ 모델은 4년제 2년제를 불문, 국내 모든 대학에 전파· 활용되어 그 빛을 발하고 있음은 물론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에서도 벤치마킹해 가고 있다.

지금 영진전문대학은 신입생 모집에 전전긍긍하는 여느 대학들과는 달리 학생모집에 신경을 안 쓴다. `주문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국내 굴지의 기업체는 물론 해외 기업들에서 학생들을 선발· 유치해 가기 때문에 그 소문이 쫙 퍼져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명문대학인 인디애나 주의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와 협약을 체결, 영진 재학생은 2년 동안 이 대학에서 수료한 학점을 100% 모두 인정받고 졸업과 동시 퍼듀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학부 졸업 후 1년 과정의 대학원과정에도 진학하여 석사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일반 유학의 경우 어학 준비와 학점 미 인정 과목으로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실사구시의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학도 변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의식, 사회일반인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무늬만 찾는 무가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감 있는 생각, 행동으로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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