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출신의 스님이 나오기는 베스트셀러 ‘만행’으로 이름난 불교 조계종의 현각 스님이 1996년 수계한 이후 처음이다.
주인공은 속명이 데이비드 주니가(David Zuniga.38) 씨.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호스피스 센터에서 심리 치료사로 일하는 그는 작년 12월 태고종의 수계식에서 법현 스님을 스승으로 삼아 대일(大日)이라는 법명으로 태고종단 스님이 됐다.
대일 스님은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고 이어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불교와 기독교 간의 대화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필딩 인스티튜트에서 치료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대일 스님은 한국 불교를, 특히 소수인 태고종을 택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부처의 가르침은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닌 중도(中道)에 있는데 결혼하고, 부모가 된다고 해서 부처의 가르침에 역행하는 것이 아닐 겁니다. 부모로서 자녀를 반듯하게 키우는 것 또한 부처의 법(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성직자의 결혼은 오래된 논란거리라고 지적하며 “기독교 가운데 개신교는 결혼을 허용하고 가톨릭은 독신을 지키는데 이는 불교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스님이 되려고 곧 출산하는 아내와 어린 딸을 떠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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