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무게는 줄이고 공간은 넓혀라”
“차체 무게는 줄이고 공간은 넓혀라”
  • 남승렬
  • 승인 2015.03.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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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효율성 경쟁

고장력 강판·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사용

캠핑 인기에 넓은 실내·적재 공간 확보 경쟁
/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더뉴C클래스/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
100kg 감량된 강력한 성능으로 돌아온 더뉴C클래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차체 경량화와 더 많은 실내 공간 확보 등 효율성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눈길을 끄는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 성능 등은 자동차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는 효율성이 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소비자의 이같은 심리를 파악,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차 무게는 줄이고 실내 공간은 넓히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올뉴카니발/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
4열 팝업 싱킹 시트가 바닥으로 사라진 기아차 올 뉴 카니발 내부.

◇빼고 또 빼고…무게 다이어트 경쟁

일반적으로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는 약 3.2%, 가속성능은 8.5%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중 감소로 내구성이 약 1.6배 증가되는 효과도 나타난다. “다이어트 하나로 꿩 먹고 알 먹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빠른 시간 안에 차체를 경량화하는 방법은 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 알루미늄 합금과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첨단소재 사용이다. 여기에 설계 최적화까지 곁들여지면 효과는 배가된다.

지난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더뉴C클래스는 다이어트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차종이다. 휠베이스가 80㎜ 늘어나며 이전 모델보다 차제가 커졌는데도 무게는 100㎏ 정도 줄었다.

더뉴S클래스는 무게는 덜 나가고 강성은 높은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차체가 처음 적용됐다. 그 결과 연료 효율성이 전 모델보다 20% 개선돼 더뉴C클래스는 지난해 디젤(2천354대)과 가솔린(1천983대) 모델 모두 인기를 끌었다.

아우디가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아우디 Q7은 차체를 복합소재로 바꾸며 이전 모델보다 무려 325㎏을 덜어냈다. 3천㏄급 경쟁 모델 중 가장 가벼운 공차 중량 1천995㎏을 바탕으로 유럽기준 연비를 26% 높였다.

혼다가 최근 출시한 대형 세단 뉴 레전드도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 이전보다 34.5㎏을 다이어트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자동차는 철강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 사용 비율을 현재 12%에서 오는 2017년에는 28%까지 높여 차체 무게를 줄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주목하는 플라스틱은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이다. 국산 양산차에는 지난해 올 뉴 쏘렌토 파노라마 선루프에 최초로 적용됐다.

배기량은 낮지만 고출력을 뽑아내는 엔진 다운사이징도 차량 무게 감소에 한몫 한다. 현대차가 쏘나타 2.4GDI 모델을 단종시키고 새로 내놓은 쏘나타 2.0 터보,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을 달고 지난달 25일 국내 시장에 들어온 렉서스 NX200t 등이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엔진을 넘어 변속기 무게까지 줄이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더 뉴 E220 블루텍의 자동 9단 변속기(9G-TRONIC)는 단수가 높아졌는데도 무게는 1㎏ 감소했다.

스페어 타이어를 퇴출시키고 있는 타이어수리 키트와 런-플랫(Run Flat) 타이어도 경량화에 일조한다. BMW는 수년 전부터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국내 출시 전 모델에 적용해 차량 무게를 줄였다. 뉴C클래스 전 차종에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한 메르세데스-벤츠도 적용 모델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티볼리내부/news/photo/first/201503/img_157099_1.jpg"
타사 차량보다 더 많은 실내 적재공간을 확보한 쌍용차 티볼리 내부.

◇실내 공간을 넓혀라

“트렁크에 골프백 3개”. 이는 쌍용자동차가 소형 SUV 티볼리의 콘셉트카 시절부터 내건 슬로건이다. 실내 공간의 효율성 있는 활용이 자동차 구매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완성차 업계는 실내 공간 확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티볼리의 경우 애초부터 타사의 1천600㏄ SUV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 결과 티볼리는 동급 최대 전폭(1천795mm)을 기반으로 넉넉한 뒷좌석을 확보했다. 적재공간도 423ℓ로 골프백을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판매량이 한 달여 만에 1만대에 이르게 된 데는 넓은 실내공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니밴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의 ‘2015 한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15)’ 대상에 선정된 기아자동차의 올 뉴 카니발이 실내 공간의 덕을 톡톡히 본 케이스다. 세계 최초로 카니발에 적용된 4열 팝업 싱킹 시트는 등받이를 접은 후 누르면 바닥으로 시트가 숨겨진다. 적재공간은 이전 카니발보다 2배 이상 넓어졌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노바 LPLi는 혁신적인 도넛 모양 LPG 연료 탱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연료 탱크를 납작하게 만들어 바닥에 넣자 기존 LPG 차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 협소한 트렁크 공간이 단번에 해결됐다. LPG 탱크가 트렁크를 차지하며 자아냈던 시각적인 불안감도 사라졌다. LPLi는 지난달 589대가 팔리며 SM5 총 판매량 2천202대 가운데 26.7%를 차지했다. LPG차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선전한 것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전달보다 판매량이 8% 정도 늘었다”며 “특히 택시기사들의 호평이 이어져 택시 교체 시기와 맞물리면 판매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저와 캠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가족단위 레저용 차량의 실내 공간도 중요시되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서는 고급 수입차 업체들도 실내공간 확충에 보다 열중하고 있다. BMW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전륜구동 방식 뉴 액티브 투어러도 마찬가지다. 전륜구동은 후륜구동과 달리 엔진을 가로로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BMW 역사상 최초로 채택한 전륜구동은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해 실용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넓은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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