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의 교황은 유능한 과학자였다”
“중세 유럽의 교황은 유능한 과학자였다”
  • 남승렬
  • 승인 2015.03.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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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판과십자가
주판과 십자가

낸시 마리 브라운 지음/자연과 사람/2만2천원

미국의 저술가 낸시 마리 브라운이 쓴 이 책은 제목이 의미하듯 ‘주판’으로 상징되는 과학과 ‘십자가’로 상징되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그러나 현재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과학과 종교간의 전쟁을 다룬 책과는 다른다. 오히려 저자는 과학과 종교가 전쟁을 하게 된 동기와 그 시발점을 밝히고 양 영역간 전쟁이 벌어진 배경을 분석한다.

흔히 과학과 종교는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999년 12월 31일에 살던 사람들은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공포에 질려 있지 않았으며 당시 교회는 과학을 적대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의 입장이었다.

저자는 서기 999년에 교황이 된 과학자 제르베르(실베스테르 2세)의 일생을 통해 중세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밝히고 있다. 실제 실베스테르 2세는 유럽에 0과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해 수학을 가르친 최초의 그리스도인이었고 독창적인 주판과 천구의(天球儀)를 만들기도 했다. 저자는 실베스테르 2세가 농부의 아들에서 교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과학적 탐구와 정치적 책략을 통해 추적한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암흑시대’라 불리는 유럽의 중세를 재해석한다. 저자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지배하던 유럽 중세의 경우, 교회로 대표되는 미신만이 난무했을 뿐 과학과 철학 등의 학문은 전혀 발달하지 않은 깜깜한 세계로 인식돼 왔지만, 실상은 수도원을 중심으로 수학과 기하학, 천문학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된 시기라고 설파한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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