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에 풀어 놓는 가족·직장·사랑 타령
마흔을 바라보는 평범한 세 남자의 인생살이
극단 예인은 예병대 극단 고도 부대표, 김일우 대구연극협회 사무처장 등이 주도해 만든 연극단으로, ‘젊은 연극’을 표방하고 있다.
극단 예인의 창단 기념 연극인 남자들의 수다는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풀어내는 가족과 인생, 직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 무더운 여름날,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평범한 세 남자가 있다. 이들은 해가 떨어져도 기온은 안떨어지는 텁텁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언제나 그랬듯 이곳 저곳 술집을 찾아 헤매다 결국 아무 삼겹살집으로 들어간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삼겹살집. 그러나 넉살 좋은 주인 얼굴을 봐서 꾸역꾸역 앉아있는 세 남자. 소주 한잔 두잔 기울이다 보니 각자의 지난 이야기에 밤이 새는지도 모른 채 신세타령이 이어진다.
사랑 얘기며, 가족 얘기며, 직장 얘기…. 누구에게라도 있을 법한 시시콜콜한 사연과 함께 고기도, 여름밤도 타 들어가는데….
공연에는 예 부대표, 김 사무처장에 더해 안건우 극단 시소 대표, 배철용(극단 처용), 조원솔(극단 미르)씨가 출연하는 등 지역의 젊은 연극인들이 소속 극단과 상관없이 의기투합했다. 연출은 김은환 전 대구시립극단 수석단원이 맡았다.
관객에 대한 ‘상황 맞춤형 현장할인 시스템’(?)도 연극만큼이나 유쾌하다. 공연 기간 중 공연장에 첫 도착하는 관객에 추가할인 5%, 거스름돈 떨어지면 할인, 비오면 할인, 거기에 우산까지 없으면 더 할인, 혼자 오면… 공짜. 이같이 공연 밖에 있는 할인 적용의 기준도 연극의 내용만큼이나 코믹하다.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오후 5시, 월요일 공연은 없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