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은 지방통제법…중앙과 대등한 관계로 바꿔야”
“지방자치법은 지방통제법…중앙과 대등한 관계로 바꿔야”
  • 정민지
  • 승인 2015.03.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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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도의회의장協, 영남권역 토론회 열려

재정 의존·공천제, 자치 훼손

권영진·김관용도 개정 환영

대국민 캠페인으로 확대해

국회서 외면 못 하도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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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엑스코에서 지방자치법 개정 영남권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시·도·기초의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정민지기자
“현재의 지방자치법은 어릴 때 입던 옷을 어른이 돼서도 입고 있어 단추가 터지려 하는 상황과 같다.”

무늬만 지방자치인 현재의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토론회가 9일 대구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지방자치법개정 특별위원회(위원장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논의와 법 조항 분석 등 4차에 걸친 회의 끝에 나온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펼쳐졌다.

핵심은 그동안 입법·조직·재원에 있어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지방정부의 한계를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데 있다.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의 시·도·기초 의원이 참석한 이날 영남권 토론회를 기점으로 호남·제주권(3월27일 전주), 충청권(4월17일 대전), 수도권(5월7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진행, 오는 7월 국회 및 정부에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 정립 등 주요 개정안

지방자치법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태어났다. 헌법의 위임을 근거로 제정된 법률이지만 헌법에서는 지방자치에 관한 조항이 지나치게 간소해 지방자치가 헌법적 질서의 일부라기보다 단순 법률·제도적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가와 지자체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파악하는 등 중앙집권적 요소를 많이 품고 있어 지방자치통제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제1조 국가와 지자체의 관계를 ‘기본적인 관계’에서 ‘대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로 개정해야 한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제자인 박영강 동의대 행정학 교수는 입법·사무에 있어 지방자치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자치의 근간인 조례제정권의 범위에 있어 현행 ‘법령의 범위 내’를 ‘법령에 위반하지 않은 것’(제22조)으로 규정하고 이 조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과태료 부과를 넘어 형벌을 도입(제27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의 경우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과 집행기관 공무원을 나누는(제112조) 법적 근거를 마련, 타 지방의회와 사무직원 교류를 활성화(제91조)하는 방식으로 바뀔 필요성을 역설했다.

◆재정 의존과 공천제 문제

토론자 중 배지숙 대구시의원과 도기욱 경북도의원은 재정 의존 문제와 공천제로 인한 자치 훼손 문제를 지적했다.

배 의원은 “기초자치단체 복지재정이 예산의 50% 넘어선 지 오래인데 이는 매년 불어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자치단체에 떠넘기는 형국에 지방정부는 복지 디폴트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며 “자치재정권을 위해 지방세를 선진국 수준인 40%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지방자치가 선출직 단체장, 의원 뽑는 것에 머무르고 있다”며 “중앙에 예속되지 않는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공천제가 있는 이상 지방의원들은 이미 국회의원들에게 예속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공천제가 폐지되면 중앙의 국회의원이 선거를 위해 지방의원들을 찾아올 수 밖에 없고 결국 지방에서 요구하는 것을 안 들어줄 수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집행부의 협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방 현실을 몸소 부딪힌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한 환영과 지지를 전했다.

권 시장은 민주화 이후 미래 중요과제로 통일과 분권을 꼽았다. 권 시장은 “대구에 오기 전 서울에서 주로 일해서 지방분권의 필요하다고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실제 지역에 와보니 자치 재원과 조직, 입법이 없으면 지방자치 시대를 열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법률 수준인 허약한 지방자치법은 중앙정부가 통제수단으로 잘 만든 자치법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도지사는 “사실상 중앙에는 우군이 없다는 생각으로 지역의원들이 힘을 모아 과감하게 나가주길 바란다”며 “집행부도 긴장하면서 여러분을 돕겠다. 자치 현장에서 젊은 날을 다 보낸 자치단체장으로서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계와 대안 모색

하지만 결국 지방자치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입법과정이 필요하다. 토론자들 역시 말로만 해서는 국회의원들이 움직일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지방자치법 개정을 대국민 캠페인으로 확대해 우호적 여론을 먼저 형성,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서도 외면할 수 없도록 압박해야 한다”며 “행정자치부에도 의견제기 창구를 만들어 긴밀한 협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정치권 주도의 방식보다는 대통령 주도의 개정도 고려해 볼 만 하다”며 “향후 개헌 논의에 국회의원들과 손을 잡고 노력하면서 지방자치법 문제도 부각시키는 입법 전략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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