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대 연극동아리, ‘사랑하기 좋은 날’ 공연
경일대 연극동아리, ‘사랑하기 좋은 날’ 공연
  • 곽동훈
  • 승인 2015.03.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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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시킨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수상작, 신입생 환영 무대 올려

졸업생, 기획~출연까지…‘열린무대’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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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좋은 날’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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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대 연극동아리 ‘열린무대’ 회원들이 연극 ‘사랑하기 좋은 날’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 명은과 동욱은 동거 중이다. 친구들 중에 마지막으로 시집가는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명은은 동욱에게 짜증을 부린다. 자기보다 못한 친구들도 다 시집가는데 자기는 언제 시집갈 수 있냐고.

그러나 동욱은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다. 변변한 직장도 없다. 결혼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88만원 세대인 셈이다. 그런 동욱에게 불만인 명은의 원룸에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님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놀란 명은은 샤워하러 들어간 동욱을 숨기려다 실패, 결국 동욱을 텔레비전 수리기사로 변장하게 한다. 동욱은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채 텔레비전을 고치는 시늉을 하며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게 된다.

남편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음이 다급해져 딸 집을 찾아온 어머니가 남의 속도 모르고 선을 보라고 명은을 다그친다. 명은은 동욱과 어머니에게 번갈아 가며 화풀이를 한다.

그러는 동안 동욱은 멀쩡한 텔레비전을 뜯었다 다시 조립을 하지 못해 쩔쩔 맨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어머니가 수리를 재촉한다. 그럴수록 동욱은 마음이 급해진다. 땀을 뻘뻘 흘리는 사이 동욱이 속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동욱을 밀치고 경찰에 신고하려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명은이 고백한다. 동욱이 남자친구임을!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동욱의 멱살을 잡고 동침여부를 캐묻는데….



지난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수상작 ‘사랑하기 좋은 날’의 줄거리다.

경일대 연극동아리 ‘열린무대’가 오는 16일 오후 5시 캠퍼스 도서관 강당에서 신입생 환영 공연으로 연극 ‘사랑하기 좋은 날’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세상살이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 또 하나는 그렇다하더라도 조건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대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번 연극 공연은 열린무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열린무대 출신 졸업생들이 연극의 기획에서부터 출연 등을 맡아 더욱 의미가 깊다.

열린무대는 1987년 결성됐지만 2002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새내기를 뽑지 못한 공백기가 있었다. 취업에 강한 동아리 외에는 동아리 활동이 주춤했던 학내 분위기가 신입생 모집에도 반영된 것.

동아리는 존폐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5월 졸업생들의 모임인 열린무대OB회(회장 박종면)가 발족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열린무대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졸업생들이 다시 뭉쳐 열린무대를 재건하자는 의지가 강하게 형성된 것이다. 때를 같이 해 동아리 8기인 김덕수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열린무대OB회는 김덕수 감독의 영화 홍보에 적극 나섰다.

특히 OB회 회원들은 올 초부터 열린무대의 부활을 위한 공연 준비에 몰두, 이번에 재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2002년 이후 13년만에 막을 올리는 이번 신입생 환영 공연은 열린무대 시즌2 첫번째 공연이자 열린무대 총 마흔여섯번째 공연이 된다.

열린무대OB회 박종면 회장은 “끊어진 역사를 다시 잇는 일이 동아리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번이 아니면 동아리 부활의 기회는 영원히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해 왔다”며 “후배들이 열린무대의 역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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