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을 열광시킨 검은 눈의 연주자 '조윤진'
게르만을 열광시킨 검은 눈의 연주자 '조윤진'
  • 곽동훈
  • 승인 2015.04.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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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270년 역사 게반트하우스

최초의 동양인 부악장 조윤진

24일 대구시향과 협연 ‘화제’
/news/photo/first/201504/img_161562_1.jpg"바이올리니스트
독일 게반트하우스 부악장 조윤진
바이올리니스트 조윤진(32)은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하지만 클래식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막강 기대주다. 그녀는 현재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부악장이다. 270년 게반트하우스 역사상 최초의 여자 부악장이자 동양인으로서는 유일무이하다.

독일에서 맹활약중인 조윤진의 연주를 대구에서 만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14회 정기연주회에 협연자로 참여하는 것. 이번 협연은 그녀의 국내 데뷔 무대가 된다.

지난 14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녀는 “한국을 떠난지 꽤 오래됐고, 더군다나 첫 국내 연주 방문이라 설레고 흥분된다”면서도 “대구는 첫 방문이지만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도시라고 들어서 솔리스트로서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조윤진은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 도독, 뮌헨 음대와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울프 발린 교수를 사사하고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졸업했다. 2008년 거장 리카르도 샤이에게 발탁되어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종신 단원이 됐다. 이후 3년 후인 28세에 독일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2011~2012년)으로 초빙됐다가, 게반트하우스로 다시 돌아와 부악장에 임명됐다.

“게반하우스에서 활동하다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잠시 있었죠. 2012년 다시 게반하우스로 돌아왔는데, 게반하우스 측에서 감사하게도 혹시 제가 돌아올 경우를 대비해 수석 자리를 비워 놓고 기다려 주어서 가능했었죠.”

겨우 30세라는 젊은 나이에 독일 유수의 오케스트라 여성 최초의 부악장이 됐다. 초고속 성장의 원천은 역시 ‘실력과 원만한 인성’이었다.

그녀는 “독일은 전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투표로 부악장이 결정된다”며 “다른 지원자들과 동등한 자격과 조건으로 공정한 오디션을 거쳤는데, 단원들이 함께 연주하며 지켜본 저의 연주력과 대인관계, 그리고 1년간 함부르크 악장으로 활동한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했다.

조윤진이 몸담고 있는 독일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1743년 작은 연주회를 연 것을 시초로, 2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민간 관현악단이다. 특히 멘델스존이 1835년부터 이 악단의 종신 지휘자로 활약하면서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2005년 9월부터 현재까지는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자로 있다.

그녀는 유럽에서 오케스트라 활동 외에도 실내악과 솔로 연주를 겸한다. 그녀의 올해 솔로 연주 일정도 숨가쁘다. 이번 대구시향과의 협연에 이어 오는 5월과 7월에 모차르트 바이올린 콘첼르트와 바흐 콘체르트를 협연하고, 11월에는 스위스에서 피아노와 리사이틀이 잡혀있다.

음악인으로서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오케스트라의 부악장이자, 솔로 연주로 유럽 무대를 누비는 조윤진. 그녀는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까. ‘노력파 아니면 타고난 소질의 소유자?’ 이에 대해 그녀는 “반반”이라고 단호하게 잘랐다.

“저는 기회가 찾아오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평소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면서는 악기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원만한 대인관계와 철저한 자기 관리 등의 노력도 함께 했죠. 음악성이나 악기를 잘하는 천부적 재능이 뛰어났다고 해도 제게 주어진 것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겠죠,”

조윤진은 이번 대구시향과의 협연 무대에서 버르토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Sz.112’을 연주한다. 이 곡은 그녀에게 익숙하다. 2009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오케스트라 오디션 곡으로 매번 연주해 온 것. “대구시향과의 호흡이 어떨지 기대감이 높아요. 평소 추구하는 소리의 색깔과 캐릭터들을 중점으로 두고 큰 편성인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출 거예요.”

향후 한국에서 기회가 된다면 마스트 클래스나 솔로 리사이틀 등으로 활동을 넓혀보고 싶다는 조윤진의 연주는 24 오후 7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에서.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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