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반가운 사람들
추위가 반가운 사람들
  • 이지영
  • 승인 2009.01.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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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칼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것도 모자라 목도리를 두르고 털장갑까지 꼈지만 춥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하로 떨어진 추위가 반가운 이들도 있다. 손발이 꽁꽁 얼어도 연신 울리는 주문 전화가 반가운 동네 피자가게 주인부터 찜질방 업주까지.

그들은 그저 이 겨울이 즐겁다.

◆피자 배달원=“찬바람에 손끝이 깨지는 것 같지만 이정도 추위는 거뜬합니다.”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이대호(42)씨는 연신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그저 싱글벙글이다.

칼바람을 뚫고 달리기가 여간 힘들겠지만 이씨는 ‘겨울이 길었으면’하는 바람이다.

피자업계의 성수기는 모임이 많은 겨울.

방학 특수는 여름과 겨울이 비슷하지만 겨울철에는 기름지고 따뜻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주문이 여름철보다 배 이상 많다.

특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맹추위가 찾아오는 날이면 주문전화가 폭주한다.

◆군고구마 아저씨=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재래시장 한 켠에서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가 풍기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최근 달라진 입맛 탓에 부쩍 사라진 군고구마 통이지만 그래도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군고구마를 따라올 군것질거리도 없다

대구시 북구 산격동 한 양말가게 앞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 김모(51)씨는 “겨울에 양발만 팔아서는 수지가 맞지 않아 군고구마도 함께 팔고 있다”며 “낮 시간보다는 저녁시간 시장을 보러 온 주부들이나 퇴근길 직장인들이 고구마를 사간다”고 했다.

김씨는 군고구마를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고 너털웃음을 보였다.

◆찜질방=하얀 눈이 내리는 날, 불가마에서 찜질을 한 뒤 마시는 시원한 식혜의 맛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 수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찜질방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영하 4.2도를 기록한 14일 업계에 따르면 평소보다 20%이상 고객이 증가했다.

실제 이날 오후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한 찜질방에는 낮 시간에도 찜질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업주 황기섭(49)씨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손님들이 30~40% 가까이 는 것 같다”며 “최근 며칠사이는 강추위 때문인지 저녁시간이면 손님들로 만원사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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