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한국 마라톤, 손기정 얼 잇는다
<세계육상> 한국 마라톤, 손기정 얼 잇는다
  • 대구신문
  • 승인 2009.08.1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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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진 한국 마라톤이 고 손기정 선생의 얼이 살아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회생의 돌파구를 모색한다.

지영준(경찰대), 이명승(삼성전자), 황준현, 육근태(이상 한국체대), 이명기(국민체육진흥공단) 등 5명으로 구성된 남자 마라톤팀은 23일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을 출발해 이곳으로 돌아오는 제12회 세계선수권대회 경기에서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5명 중 지난 4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지영준이 2시간8분30초로
가장 기록이 빠르나 2시간4~5분대를 뛰는 선수가 많이 출전한 탓에 이번 대회에서 개인 입상은 어렵다.

다만 상위 세 선수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땄던 2년 전 오사카 세계 대회에 이어 메달을 노려볼 만 하다는 게 대한육상연맹의 전망이다.

번외 경기이나 마라톤 단체전은 똑같이 메달도 주고 주경기장인 올림피아슈타디온에 국기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생이 금메달을 땄던 바로 그 장소이기에 대표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연맹 관계자는 19일 "다섯 명이 서로 말은 아끼지만 베를린에 오면서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소개했다.

나라 잃은 설움 탓에 손기정 선생이 일장기를 달고 뛰었다면 대표팀 다섯 명은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대표팀이 베를린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인이 달렸던 당시와 지금은 다소 다르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당시 고인은 현지시간 오후 3시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출발해 숲 속을 거
쳐 17㎞ 지점부터는 콘크리트가 깔린 고속도로를 달리다 반환점을 돌고 다시 올림피아슈타디온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지시간 오전 11시15분에 출발해 시내 중심 브란덴부르크문을 출발해 10㎞ '도돌이 코스'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짜였다.

2005년 헬싱키 세계대회 도돌이 코스에서 54위와 60위라는 참패를 맛봤던 한국 마라톤으로서는 썩 반갑지 않다. 하지만 표고차가 없는 베를린의 특성을 잘 살려 단체전에서만큼은 메달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올 가을 은퇴하는 '봉달이' 이봉주(삼성전자)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를 찾아야 하는 등 한국 마라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마라토너에게는 '약속의 땅'으로 통하는 베를린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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