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국내은행 신용등급 낮추겠다는데
무디스가 국내은행 신용등급 낮추겠다는데
  • 승인 2009.01.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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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10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한다. 국민은행, 우리금융과 자회사인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농협,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이 그 대상이다.

무디스가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면 이는 지난해 연말 영국의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국내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약화를 들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의 조정에 이어 두 번째 등급 하향 조정이다.

무디스는 국내 은행들이 금융위기와 원화 약세로 외화 채무를 재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낮추게 됐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외채부담이 심한 은행들이 정부의 외환보유고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지난 수년간 국내 은행들은 해외차입을 통해 대출을 과도하게 늘려온 점을 들어 문제가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가 오늘과 같이 외화유동성위기에 빠져든 것도 상당부분 은행들이 해외에서 단기자금을 대규모로 차입해 중소기업과 주택금융 등에 대출을 늘려 온데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다.

참여정부 당시 국내은행들은 소위 엔케리 트레이드자금을 쓰지 않은 은행이 없다. 은행들은 금리가 싼 일본의 엔화자금을 빌려다가 비싼 금리로 중소기업과 주택자금으로 대출해주는 등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하여 너무 손쉽게 돈을 벌었던 것이다.

그 바람에 은행들은 예대비율이 높아지면서 자산규모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흥청망청 행운을 잡은 듯 했다. 당시 은행들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고 또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악화시키는 등 은행의 부실을 자초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7년래 최저치인 10.79%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경색이 시작되면서 외국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해가자 국내금융시장은 신용경색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최근 정부가 위기에 빠진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은행채무를 지급보증해주고 은행채를 매입해주며 달러화를 공급하는 등 13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구제안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전이되면서 불황이 심화된 데는 은행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가 아니면서도 금융위기에 따른 시련을 다른 나라들보다 더 혹독하게 겪고 있다. 이 시련의 상당부분은 국내은행들의 무책임한 경영이 원인이라 할 것이다.

무디스가 국내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출 경우 은행의 자금경색을 심화시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위축된 실물경제의 회복이 지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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