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많은 노인들 잘 모른다
“메르스?”…많은 노인들 잘 모른다
  • 정민지
  • 승인 2015.06.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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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보 업데이트 늦고
잘못된 정보에 노출도
8일 대구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건너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회관’ 앞에서 김모(80·달서구 성당동)할머니가 발걸음을 돌렸다. 평소 매일같이 들르는 ‘회관’의 문이 닫혔기 때문. 입구에는 ‘메르스로 인해 오는 21일까지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회관이 문 닫은 이유를 설명하자, 김 할머니는 “메르스? 이름은 모르겠고 며칠전에 ‘손 잘 씻으라’고 누가 이야기했던 것은 같다”며 “오늘 신문공부 하는 날인데 어제(일요일) 안나와서 나만 몰랐나보다”고 말했다. 핸드폰이 있지만 전화통화 외에 문자서비스도 이용해본 적 없는 할머니는 “메르슨지 뭔지 누가 말해줘야 알지”라고 덧붙였다.

눈만 뜨면 TV와 인터넷에서는 ‘메르스’ 관련 정보가 쏟아지지만 정보 취약층인 노인들은 진행되는 상황을 잘 모르고 있거나,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있기도 했다.

특히 만나는 사람이 적고 뉴스를 자주 접하지 않는 독거 노인의 경우, 따로 알려주지 않으면 정보자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서구지역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김연화(여·53)씨는 “노인복지관에서 메르스 관련 예방수칙을 전달하라고 해 안부전화를 할때마다 알려주고 있다”며 “아무래도 연속극 위주로 TV를 보는 노인들이 많아 정보가 느린 편이다. 젊은 사람보다 면역력이 더 약하니까 왠만하면 사람많은 곳에는 가지 마시라고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자주찾는 두류공원이나 노인복지관 등은 눈에 띄게 사람들이 줄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두류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윷놀이나 바둑 등을 두는 노인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많을까봐 지난 주말 두류공원을 일부러 찾지 않았다는 김해식(77·달서구 송현동)할아버지는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러 오는데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담배도 같이 피고 이야기도 나눴는데, 최근에는 서로 말은 안해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대구가 청정구역이라 해도 걱정이다. 내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며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쓰기 시작했다.

하루 1~2번 뉴스를 본다는 신기진(74·서구 내당동)할아버지는 “주말이면 두류공원에 앉을 자리도 없었는데 지난 주말에는 텅텅 비었었다”며 “빨리 숙져야 할텐데 나라경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한 할머니는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재발할 수 있다’, ‘걸리면 간지럽다고 하더라’는 지인들에게서 들은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말하기도 했다.

서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노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진정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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