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줄리앙 스피와크 ‘Corps de style’ 시리즈...사람과 함께 숨쉰 가구의 삶을 담다
사진작가 줄리앙 스피와크 ‘Corps de style’ 시리즈...사람과 함께 숨쉰 가구의 삶을 담다
  • 황인옥
  • 승인 2015.06.0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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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서 국내 두번째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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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앙 작 ‘SPIEWAK’.

중학교 특별활동에서 사진 찍기를 시작했다. 사진 찍는 것이 마냥 좋았던 시절이다. 처음에는 패션쇼에서 모델을 찍었다. 지금은 ‘몸의 스타일(Corps de Style )’ 시리즈를 통해 몸과 고가구를 찍고 있다.

고가구 사진 역시 가구를 좋아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성향이 작용했다. 특히 엔틱에 매료돼 시간 날 때마다 파리 북쪽에 위치한 생 투앙 벼룩시장을 찾았다. 품격 있는 고가구 상점을 만날 때마다 가구마다의 스타일과 역사성에 대해 상점주인과 이야기 하는 것을 즐겼다.

그곳에서 작가가 길어 올린 것은 단순한 오브제로서 장식미술이 아니었다. 그 오브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과 거기에 담긴 역사성에 주목한 것.

여기까지는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고가구와 신체의 만남을 촬영한 사진전을 갖고 있는 프랑스 작가 줄리앙 스피왁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다.

알리앙스 프랑세스 한국위원회와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하고, 대구백화점과 대구알리앙스 프랑세스·대구프랑스문화원 주최로 프랑스 작가 줄리앙 스피왁의 ‘몸의 스타일’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트렁크 갤러리에서 첫 내한 전시를 가진데 이은 두 번째 한국 전시이자 첫 대구 전시다.

줄리앙은 고가구와 그 속에 숨겨지듯 들어간 신체의 사진을 통해 고가구가 가지고 있는 미술사적 측면과 개인적인 일상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가구를 만나면 흥분되지요. 가구를 만들었을 장인의 손길을 느끼거나, ‘이 아름다운 화장대는 누군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주문했을 거야’라고 상상해 보기도 하죠. 고가구는 나에게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살아있는 예술이지요.”

그가 10여 년 동안 작업해온 대표작인 ‘몸의 스타일’ 시리즈의 제작 작업초기에는 옷을 입은 인물을 가구들과 함께 촬영했다. 초기에는 인물 전체가 드러나는 사진들에서 가구는 전혀 보이지 않은 작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패턴을 선회해 가구들 속에 숨겨진 몸의 한부분만을 촬영했다. 이로써 실내가구와 사람의 인체가 함께 숨 쉬는 이미지가 완성됐다.

“하나의 고가구가 수집가에 의해서 구매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 팔려 아파트로 갔다가 또 어느 성으로 가는 등 여러 이동경로를 거치며 다양한 이생과 이야기들이 담겨집니다. 여기에는 존재와 부재에 대한 내용까지 담깁니다.”

보일 듯 숨겨진 신체의 일부는 보는 관람자의 시각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이를 “관객을 자신의 예술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 같은 것”이라고 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는 관객의 몰입도를 최대화하기 위한 작가만의 센스다.

작가는 최근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공공장소로의 공간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사진은 공적인 장소이자 관람자로서의 각자 개인의 추억이 담긴 사적인 장소라는 작가의 이중적 태도에 근거한다.

“프랑스에는 오래된 집을 개조한 자연사 박물관이나 박재박물관 등이 더러 있어요. 공공장소이긴 하지만 나에겐 각자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하나의 특별한 공간으로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언젠가는 완전히 빈 공간에서 지금 작품과 같은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줄리앙의 전시는 대백프라자갤러리A관에서 21일까지. 053)420-801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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