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직원들 “지친다 지쳐”
보건소 직원들 “지친다 지쳐”
  • 정민지
  • 승인 2015.06.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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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 관찰, 쉴새 없는 전화응대, 보고서 작성…
격일로 밤샘근무
극도의 피로감 시달려
격리자 불만 듣는 고충도
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보건소 사무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직원들은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소란스럽지는 않지만 피로감이 밴 사무실 분위기는 메르스 사태에 눈코 뜰새 없는 일선 보건소의 상황을 대변했다.

직원들은 메르스를 두려워하는 주민들의 전화에 일일이 설명을 하면서도 격일로 하는 밤샘근무로 무거워진 눈꺼풀을 연신 비벼댔다.

‘메르스’ 관련 간단한 보고서를 쓰는 등 평소대로 업무를 하다가 하루 한번 자가격리 관찰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달서구는 10일 기준 메르스 관련 대구시 자가격리 관찰자 16명 중 개포동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방문자, 카타르 방문 여행객 등 지역 거주민 8명을 관리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에서 단순 외래진료를 한 적이 있는 등 접촉력이 낮은 능동감시대상자(일반 관찰자)도 10명 가량 된다.

자가격리 관찰은 하루 2차례 전화를 걸거나 1차례 집으로 찾아가 확인해야 한다. 지급한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묻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이사항을 보인 주민은 없었다.

전화의 경우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불시에 하며, 자택 방문은 집 앞에서 유선전화로 전화를 걸어 베란다 등에 나와 얼굴을 보여달라고 해 집안에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보건소 직원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깥 활동이 제한된 해당 주민들의 불편함과 불만 등을 직접 들어야 하는 고충을 겪고 있었다.

지난 9일 격리해제된 서울 지역 의사인 A씨의 경우 8일 간 대구의 부모님 집에 머물러 있어야 했으며 접촉 후 최장 14일 격리 기간을 고려할 때, 오는 22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주민도 있다. 관리, 감시를 받는 입장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

조영애 예방의약팀장은 “회사원의 경우 자택격리서를 발급해 병가 등으로 처리하지만 하루 쉬는 것이 생계와 직결되는 개인사업자들이 걱정”이라며 “초기에는 증상도 없는데 왜 격리당해야 하는지 볼멘 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일 정부의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 공개 이후 감염을 걱정하는 상담 전화는 더 늘어났다고 한다.

예방의약팀 관계자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정보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때문에 서울이나 경기도지역 단순 방문으로도 걱정하는 전화가 늘었다”며 “어떤 주민은 접촉 자체가 없어 메르스가 아니라고 설득해도 ‘내가 메르스 걸리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 윽박을 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병원 명단 공개와 함께 전국 지자체 보건소가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시행하면서 피로 누적도 상당했다.

달서구 보건소의 경우 자정까지 의사, 간호사, 행정요원 등 4명이 근무를 하고 이후 오전 9시까지 간호사와 행정요원 등 2명이 남아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가정이 있는데 비상근무까지 하다보니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더 이상 환자들이 늘지 않고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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