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응급실 문화, 병 키웠다”
“한국의 응급실 문화, 병 키웠다”
  • 승인 2015.06.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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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호자 등 가족

병문안 지인들까지

도깨비시장 방불

과밀화가 감염 주범
“환자·보호자 넘치는 응급실 문화가 메르스 키웠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하루 내원환자가 150∼200명 수준입니다. 주말에는 250명을 넘을 때도 있고요. 환자 한 명이 오면 보호자가 2∼3명씩 따라오는데 사실상 도깨비 시장이나 다름없습니다.”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자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을 지낸 송형곤 이천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원인으로 ‘응급실의 과밀화’를 꼽았다.

‘대형 병원 쏠림화’가 심해 환자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아픈 가족과 지인을 보러 온 사람을 병원이 막무가내로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한 송 센터장은 “응급실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출입증을 1개씩 나눠주긴 하는데 실효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응급실의 과밀화와 더불어 송 센터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병원 문화로 지적한 것은 ‘병문안 관행’이다.

그는 “국민 정서상 아는 분이 입원하면 과할 정도로 많이 병문안을 온다”며 “아프고 힘들 때 찾아가야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사태에서는 굉장히 안 좋은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은 메르스 14번 환자(35)가 응급실에서 3일간 머물렀던 것에 대해 “3일이면 응급실 체류 기간이 짧은 편”이라며 “당일 응급실에서 입원이 결정된 사람이 20명이라면 단 1명도 일반 병실로 못 옮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대형병원이 외래에서 입원 예약을 하는 사람을 위해 병상의 90∼95%를 확보하고 응급실을 위해 배정된 병상은 5∼10% 밖에 비워놓지 않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환자들이 1인실이나 6인실 등 특정한 병실을 원하면 병실이 계속 나지 않아 응급실에서만 머물고, 결국 응급실서 치료를 끝내고 퇴원하는 때도 있다는 게 송 센터장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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