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상중 담벼락 등
상습투기장소 ‘대변신’
힐링 바람개비존 설치
도심 속 ‘볼거리’로
쓰레기 무단투기 줄어
상습투기장소 ‘대변신’
힐링 바람개비존 설치
도심 속 ‘볼거리’로
쓰레기 무단투기 줄어
대구 남구 경상중학교의 일부 담벼락.
이곳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았다. 아침이 되면 주변 주택가에서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쌓였다. 재활용 봉지도 아닌 검은 비닐봉지에다가 부피가 큰 가구와 가전제품도 내놨다. 특히 여름이면 방치된 쓰레기에서 오물이 흘러나오거나 악취가 퍼졌다. 대명2동주민센터에서 경고판이나 CCTV를 설치했지만 소용없었다.
양심 꽃밭 화단조차도 훔쳐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같은 상습 투기 장소는 대명어린이공원과 남구보건소, 영선공원, 남구종합복지관 등 7곳이나 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이곳은 오히려 남구의 명소가 됐다. 쓰레기를 대신해 갖가지 색을 내뿜는 바람개비 나무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를 낸 김혜숙(48) 대명2동주민센터 주무관은 “쓰레기 투기를 막으려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봤지만, 허탕이었다”며 “주민들의 자연치유과 동심을 자극하기 위해 바람개비라는 아이템으로 ‘바람개비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구 대명2동주민센터의 ‘에코-힐링 바람개비존’은 2015년 대구시 주민자치 공모사업에 선정돼 공원과 공한지, 학교 담장 등 7곳에 보조금 5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도움을 줬다. 덕분에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경상중학교 담벼락의 경우 쓰레기도 눈에 띄게 줄었다. 도심 속의 또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바람개비존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갈 정도다.
임인철 대명2동장은 “작은 바람개비 몇 개가 우리 동네에 큰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청소 취약 지역 등에도 환경이 개선되면서 주민은 물론 바람개비를 감상하며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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