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의 주요 도시는 물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찾아 입학설명회를 열 정도로 학생 유치는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교수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못잖게 학생유치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올해 들어 시-도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대하여 공동 입학설명회를 갖는 등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경남권의 언론보도를 보면 28일 KBS울산 홀에서 대구대와 경남대, 동국대, 동아대, 영산제 등 영남권 6개 대학이 공동으로 대학입시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대구대는 직업재활학과와 언어치료학과 등 재활과학대학을 집중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경남과 부산 및 호남 등지의 주요 대학들도 대구경북으로 내달 중순까지 학생유치를 위해 원정 올 계획을 짜고 있다. 자칫 타 지역 학생을 유치하려다가 지역사회의 학생이 역외로 빠져 나가는 일이 생길 형편이다. 말이 좋아 대학홍보이고 학생유치이지 피를 말리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그런가 하면 경북대는 수도권 학생 모집을 위해 9월과 12월에 서울 코엑스에서 입시설명회를 갖고 대학홍보전을 펼친다. 또한 영-호남 4개 거점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인문계 고교생, 학부모 진학지도부장 등을 대상으로 공동 입학설명회를 갖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홍보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 내 다른 대학들도 대체로 비슷한 전략으로 대학설명회를 갖거나 홍보물 발송을 통해 학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을 들이는 만큼 효과도 있어서 경북대의 경우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468명이 지원했고 경기지역에서도 604명이 응시, 모두 185명이 합격했다. 계명대는 2007년부터 매년 100명 이상의 수도권 학생들이 입학하는 추세이고, 대구가톨릭대의 경우 지난해 수도권 학생 772명이 지원해 112명이 등록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대학의 앞길은 험난하다. 국립대는 통폐합이 기다리고 있고 사립대는 부실 대학 정비라는 호된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대학을 설립하기만 하면 저절로 굴러가면서 교육재벌을 만들어 주던 시대는 지나갔다. 얼마 전 지역 모 대학 교수가 말했듯 학생 모집이 어려운 학과는 지원자가 2명만 있다고 해도 달려가야 할 만큼 형편이 어렵다.
근본 원인은 대학에 입학할 학생의 수가 점점 감소하는데 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인데도 좋은 교수가 있다는 소문만으로 학과정원을 초과한다는 사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