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옮을라”…감염 취약층 극도의 몸조심
“메르스 옮을라”…감염 취약층 극도의 몸조심
  • 김정석
  • 승인 2015.06.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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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확진자 발생에

입원환자·만성질환자

임산부 등 긴장감 최고조
지난 15일 대구에서 첫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양성 판정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인 이들은 장기 입원 환자, 만성 질환자, 임신부 등 감염 취약층들이었다.

장기 입원과 만성 질환, 임신 등으로 신체 균형 및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자칫 소량이라도 신체에 들어오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해를 입힐 수 있는 탓이다.

입원 환자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인 대구 달서구 대구보훈병원은 메르스가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술렁였다.

“응급실에 고열 환자가 들어와 있으니 접근을 삼가 달라”는 방송이 병원 내 수시로 울려퍼지고 병원 입구와 승강기 등에 ‘고열·기침 증상이 있는 보호자는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가 붙자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도 메르스가 치고 들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는 각 층별 로비에서 운동을 하거나 장기를 두는 환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 환자 보호자는 “메르스가 보훈병원에 침투하면 배겨낼 수 있는 환자가 없을 것이라는 데는 환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며 “환자 보호자들 역시 병원에 오랫동안 있기가 꺼림칙하지만 환자를 돌봐야 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인근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 K(여·64·달서구 용산동)씨는 통원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할 때면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와 장갑, 모자 등으로 중무장을 한다.

발가락 절단 수술을 할 정도로 당뇨 합병 증세가 깊은 K씨는 대구에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부터 메르스가 꼭 자신의 몸을 찾아 들어올 것 같아 밤잠을 설친다.

젊고 건강한 임신부들도 극도로 몸을 사리게 된 건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10일 만삭 임신부(39)가 109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된 이후부터는 임신부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태아 감염의 우려와 함께 치료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조기 제왕절개 가능성 등 메르스 감염이 낳는 피해가 워낙 막대한 까닭이다.

임신 3개월째 접어든 김현아(여·29)씨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메르스 예방 수칙들을 철저히 지키고 외출도 최대한 줄이고 있지만 너무나 공포스럽다”며 “최근 대구에서 확진을 받은 공무원과 혹시라도 같은 자리에 있진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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