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메이저 우승 후 '달라진 위상' 실감
양용은 메이저 우승 후 '달라진 위상' 실감
  • 대구신문
  • 승인 2009.08.2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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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 양. 생큐. 굿럭"

골프황제로 불리는 타이거 우즈를 꺾고 아시아 남자 최초로 메이저 골프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는 위상이 불과 1주일여 전과 크게 달라져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플레이오프 시리즈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해 24일 저지시티에 도착해 26일 첫 연습 라운드를 치른 양영은은 홀마다 기다리고 있는 팬들의 사인 요구에 '즐거운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바로 앞에서 비제이 싱(피지)이 포함된 4명의 선수가 연습 라운드를 하고 있었지만 양용은을 따라다니는 갤러리가 더 많았다.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두번째로 교민이 많이 사는 뉴욕 생활권에서 치러지는 경기라서 교민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미국 식품회사인 캠블스 컴퍼니에 재직 중인 교포 최병민 씨는 이날 일부러 휴가를 내고 8살 난 아들 우석 군과 함께 양용은의 연습경기를 보러 나왔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번에 양 선수가 우승했을 때 미국 친구 20여 명한테 이메일 편지를 받았다. 저한테도 시니어 투어에 나가보라는 농담을 하더라"며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그것도 우즈와 함께 경기해서 우승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그는 양용은에게 사인을 받은 뒤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양용은의 달라진 위상은 대회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주요 선수 인터뷰 일정에서도 드러났다.

조직위가 선정해 취재 기자들에게 알려준 주요 인터뷰 대상 선수는 양용은,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루커스 글로버(이상 미국) 등 4명.

양용은은 26일 오전 3시(현지 시간 25일 오후 2시)에 한국어 인터뷰를 하고 30분 뒤 통역을 통한 영어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자세히 소개했다.

양용은은 이날 PGA에 한국 선수의 존재를 알린 최경주(39.나이키골프), 다크호스로 꼽히는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와 함께 다정하게 연습라운딩을 했다.

양용은이나 위창수는 최경주를 "형"이라고 불렀고, 맏형 최경주는 가끔 여유있는 농담으로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4번홀(파3) 티박스에 선 최경주는 앞 팀이 그린에서 오래 시간을 끌자 "아무튼 비제이 뒤에서 하면 안돼"라고 말해 주변에 폭소를 자아냈다.

평소 다른 선수의 플레이가 늦으면 신경질을 내기 일쑤인 싱이 연습 라운드 때는 그린에서 수십번 퍼팅을 하면서 뒤에서 플레이 하는 선수들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다는 것을 PGA 베테랑 선수들은 모두 알고 있는 듯 했다.

경기가 열리는 리버티 내셔널 골프코스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코스다. 17, 18번 홀은 바로 옆에 허드슨강을 끼고 있고, 맨해튼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뉴저지주 쪽에서 미국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자유의 여신상'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회원권이 50만 달러에 이르고 연회비를 5만달러나 내야 하는 고급 회원제 골프장이다.

또 돈이 있다고 모두 회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90명의 소수 회원으로 운영되며 회원이 유고시에만 신규 회원을 받고 그것도 회원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불룸버그 뉴욕시장도 이곳 회원이라고 클럽 관계자는 전했다.

양용은은 "페어웨이나 그린 모두 상태가 너무 훌륭하다. 그런데 코스가 까다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페어웨이는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푹신 거렸고, 그린은 그야말로 '반들반들'했다. 그린 주변도 마치 웬만한 그린과 다를 바 없이 정리돼 있고 대부분이 포대 그린이어서 자칫 어프로치가 실수하면 그린 밖으로 굴러나간다.

승부의 관건은 웨지샷과 퍼팅 등 쇼트 게임이 될 것이라는 대회 관계자들의 말이 실감났다.
당초 대회 불참 의사를 보였던 타이거 우즈가 양용은에게 패한 뒤 갑작스레 태도를 바꿔 이번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플레이오프 첫 대회지만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던 바클레이스는 미국 골프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빅 이벤트'가 됐다.

양용은은 "원래 성격이 그렇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편"이라며 "이번에도 내 플레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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